[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4-4-2 장인' 마르셀리노, 또 한 번 명검 벼려낼까

이형주 기자 2021. 1. 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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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아틀레틱 빌바오 신임 감독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10번째 이야기: '4-4-2 장인' 마르셀리노, 또 한 번 명검 벼려낼까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55) 감독이 또 한 번 명검을 벼려낼까.

아틀레틱 빌바오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스크지방 비즈카야주의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라운드(순연 경기-이전 일정 당시 바르사 2019/20시즌 UCL 8강까지 참여로 휴식일 부여) FC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2-3으로 승리했다. 

지난 4일 라리가의 빌바오는 가이즈카 가리타노 감독을 경질했다. 최근 성적이 올라오고는 있었으나 시즌 초반 하위권에 맴도는 등 한계를 보여줬기에 예정돼 있던 상황이었다. 빌바오가 새 수장으로 선택한 인물은 마르셀리노. 전 발렌시아 CF 감독으로 유명한 바로 그 감독이다. 

마르셀리노 감독에게 이번 바르사전까지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다. 또 상대도 다름 아님 라리가 거함 바르사라는 점에서 승리가 어려웠던 상황은 분명했다. 예상대로 빌바오는 승리에 실패했지만, 이번 바르사전을 통해 그가 꾸려갈 빌바오의 방향성을 볼 수 있었다.

18/19 발렌시아와 15/16 비야레알. 모두 마르셀리노 감독이 지휘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4-4-2 포메이션의 장인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4-4-2 장인이라는 것이 다른 포메이션에 무지하다거나, 다른 포지션을 쓸 수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가 커리어서 빛나는 순간들에 팀의 포메이션은 4-4-2였다. 

현역 시절 큰 주목을 받는 선수는 아니었던 그는 1997년 릴타드 감독으로 취임하며 감독 생활을 시작한다. 전성기를 보냈던 스포르팅 히혼에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재직하며 경험을 끌어올렸다. 

그런 그가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 2011년이다. 당시 마르셀리노 감독은 라싱 산탄데르 임시 감독을 수행한 뒤, 세비야 FC로 이동, 한 시즌을 보냈다. 당시만 하더라도 마르셀리노 감독은 포메이션 사용이 자유분방했던 지도자였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현재 그가 잘 쓰는 4-4-2 포메이션 뿐만 아니라 4-2-3-1, 4-4-2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하지만 포메이션 사용에 자유로웠던 세비야서 실패를 맛 봤다. 세비야는 2011/12시즌 9위에 그쳤다. 그에게는 그저 그런 감독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마르셀리노의 커리어는 위기를 맞게 됐다. 

그런 그를 반등시켜 준 것이 비야레알이었다. 비야레알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마르셀리노식 4-4-2 포메이션을 적립해 라리가에 신선한 돌풍을 몰고 왔다. 2015/16시즌에는 리그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위기의 지도자가 특유의 4-4-2 포메이션으로 반등하게 된 것이다. 

발렌시아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마르셀리노는 몇 번의 실험 끝에 4-4-2에 정착했고 팀도 성적을 냈다. 특히 2018/19시즌 발렌시아로 이뤄낸 리그 4위+코파 델 레이 우승은 찬사를 받을만 했다. 그의 커리어에 있어 4-4-2 포메이션은 만능 키인 셈이다.

마르셀리노호 빌바오의 바르사전 첫 경기 선발 라인업. 4-4-2가 눈에 띈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번 빌바오 첫 경기서도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본래 가리타노 감독 하에서 빌바오의 포메이션은 4-2-3-1. 하지만 마르셀리노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 라울 가르시아를 올리는 4-4-2를 바르사전에 꺼내 들었다. 

장단이 모두 보였다. 4-4-2 포메이션은 모든 포메이션 중 공간 배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포메이션이다. 각각의 선수가 자신과 주변만 신경 쓰면 된다. 빌바오도 마찬가지였고 이에 팀은 조직적으로 공간을 알차게 사용했다. 체력적 안배도 되면서 경기 막판에는 바르사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빌바오 미드필더 우나이 벤세도르

반면 4-4-2 포메이션은 삼각 대형을 만들기 어렵다는 난점을 갖는다. 공을 가진 선수 좌우로 패스를 받아줄 선수들이 붙으며 만드는 삼각 대형은 빌드업의 기본 중 하나다. 4-4-2는 특유의 공간 배분 때문에 이것이 어려운데 빌바오 역시 압박은 잘했으나 공 탈취 이후 소유권을 잃어버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아직 빌바오는 마르셀리노 감독 부임 후 한 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다. 물론 나빠질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팀이 진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발렌시아 감독 시절 마르셀리노. 이강인을 1군에 데뷔시켜 국내 팬들에게 익숙하다

같은 날 마르셀리노 감독은 "노력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 팀은 점점 나아질 것이며 긍정적인 결과들이 오게 될 것이다"라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4-4-2 장인 마르셀리노가 또 다른 명검을 벼려낼까. 라리가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생겼다. 

사진=뉴시스/AP, STN 제작, 이형주 기자(스페인 발렌시아/메스타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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