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만에 귀가" "회사 앞에서 잤다"

최민지·박미라·이상호 기자 2021. 1. 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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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퇴근시간대 맞물린 폭설에 차량들 오도 가도 못해
다음날 빙판길 사고 속출..제주는 57년 만에 한파경보

[경향신문]

끙끙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 도로에서 7일 오전 경찰관이 눈길에 멈춘 차량을 밀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 몰아친 북극발 한파와 폭설, 강풍으로 7일 시민들이 출퇴근길에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전국을 잇는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차질을 빚었고, 도로 통제와 눈길 교통사고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에는 지난 6일 저녁부터 7일 새벽까지 최대 13.7㎝(서초)의 폭설이 내려 퇴근길과 출근길에 큰 혼잡을 빚었다. 경기 의정부 자택에서 서울 영등포구 회사까지 출퇴근하는 A씨는 “전날 오후 6시에 칼퇴근을 했지만 길이 얼어 새벽 1시에 집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퇴근 4시간 만에 집에 도착했다” “눈이 너무 많이 와 중간에 차를 버리고 걸어서 퇴근했다” 등의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왔다. 일부 시민들은 귀가를 포기한 채 직장 인근의 숙박시설에서 잠을 청했다. 서초구에서는 시내버스가 얼어버린 언덕을 오르지 못하자 승객 대여섯 명이 버스를 뒤에서 미는 장면도 포착됐다. 일부 회사들은 7일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출근시간을 1~2시간씩 늦췄다. 아침 일찍부터 승객이 몰린 데다 서울 지하철 4호선과 수도권 전철 1호선 등이 잇달아 고장나 운행이 지연되면서 출근길 혼잡은 계속됐다.

영차 서울 종로구 한 거리에서 7일 환경미화원이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교통 혼잡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이날 오후 출산한 아내와 아기를 서울 강북구 조리원에서 은평구 집까지 데려간 B씨(34)는 “도로 위가 꽉 막혀 전쟁통이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종일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로 길이 꽁꽁 얼면서 퇴근길 시민들은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서울시는 전날 눈이 내리기 전에 사전 제설제를 살포했다. 5㎝ 이상 눈이 일시에 내려 쌓이면서 사전 제설제 효과가 적었고, 퇴근시간대와 맞물리면서 제설차량 운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시는 서초구, 강동구 등 눈이 많이 내린 지역과 언덕길, 교량 진출입로 등을 중점으로 제설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오는 12일까지 영하 8~17도 정도의 한파가 지속돼 잔설·결빙 제거작업도 4일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8일까지 대중교통 출퇴근 집중배차 시간을 30분 연장한다고 밝혔다.

질척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7일 오전 한 시민이 눈으로 덮인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무등로 시계탑 삼거리~원효사 간 7㎞ 구간 도로를 비롯해 전남 구례 성삼재(16㎞), 진도 두목재(1.5㎞) 등 급경사 도로가 빙판으로 통제됐다. 부산 황령산 순환로 6㎞ 구간도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남 5곳, 경남 4곳, 충남 3곳 등 전국에서 모두 18개 노선이 한때 통제됐다고 밝혔다.

이날 제주와 다른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은 강풍과 폭설로 인해 100여편 결항됐다. 전남과 제주의 모든 항로가 전면 통제되는 등 84개 항로 110척의 여객선이 묶였다. 국립공원 9곳 227개 탐방로도 폭설로 인해 출입이 통제됐다. 특히 제주 산지는 기상청이 1964년 한파특보를 운용한 이래 57년 만에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발효됐다.

중대본은 전날부터 7일 오후 4시30분까지 한랭질환자 8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도계량기 274건, 수도관 7건 등 동파 피해도 잇따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3시부터 대설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중대본 비상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각각 상향했다.

뽀득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7일 한 어린이가 눈썰매를 타기 위해 엄마와 손을 잡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지·박미라·이상호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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