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토털풋볼] '칼라브리아 시프트' 밀란, 키에사라는 변수에 무너졌다

이형주 기자 2021. 1. 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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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밀란을 무너뜨린 '변수' 페데리코 키에사(사진 좌측). 사진|뉴시스/AP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여기 이 자리서 전술적 담론이 펼쳐진다. 

매주 유럽서 수백 개의 축구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전술적 담론을 제시할 수 있는 경기는 일부에 불과하다. STN스포츠가 해당 경기들을 전술적으로 분석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이형주의 토털풋볼], 20번째 이야기: '칼라브리아 시프트' 밀란, 키에사라는 변수에 무너졌다

AC 밀란의 다비데 칼라브리아 시프트는 먹혀들었다. 변수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밀란은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열린 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16라운드 유벤투스 FC의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밀란은 올 시즌리그 첫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밀란과 유벤투스의 라이벌전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올 시즌 우승 경쟁의 향방을 결정하는 방향성을 띄고 있었다. 밀란은 경기 전까지 개막 후 리그 16경기서 11승 4무로 무패를 달리며 인터 밀란과 함께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상황이었다. 리그 10연패에 도전하는 유벤투스는 이들을 추격하는 입장이었다.  

유벤투스전을 준비하는 밀란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미드필더 구성이었다. 올 시즌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던 이스마엘 베나세르가 허벅지 부상으로 아웃돼 있었다. 산드로 토날리는 직전 경기 어리석은 퇴장으로 징계, 라데 크루니치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으로 뛸 수 없었다. 4-2-3-1 포메이션을 쓰는 밀란 입장에서 프랭크 케시에의 짝이 없었다. 

이날 양 팀 선발 라인업. 밀란의 칼라브리아 시프트가 눈에 띈다. 사진|이형주 기자 제작

밀란의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은 라이트백 다비데 칼라브리아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리는 선택을 내린다. 밀란 팬들에게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칼라브리아 시프트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지만, 밀란이 원맨팀이 아닌 조직적인 팀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다. 올 시즌 밀란의 에이스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나올 때마다 빼어난 활약으로 팀을 이끌지만, 리그 출전 기록이 6경기 불과하다. 즉 다시 말해 밀란은 즐라탄의 공백시 조직력으로 이를 잘 극복했고, 이번 미드필더 황폐화 역시 그럴 것이라 믿고 있었다.

실제로 칼라브리아 시프트는 먹혀들었다. 칼라브리아는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며 팀에 보탬이 됐다. 심지어 득점까지 기록했다. 전반 40분 하파엘 레앙이 왼쪽 측면에서 내준 공을 침착하게 차 넣으며 0-1로 뒤져있던 스코어를 1-1로 변화시켰다. 

피올리 감독은 이날 즐라탄, 그리고 전문 미드필더의 부재를 시스템으로 메우려 했다. 사진|뉴시스/AP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나왔다. 밀란은 유벤투스의 라이트윙백 키에사라는 변수를 제어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키에사는 오른쪽 측면을 유린하며 멀티골을 폭발, 팀의 3-1 승리이자 밀란의 1-3 패배를 만들었다.

밀란은 현재 레프트백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공격적인 부분에서 그러하다. 테오는 현재 축구계 레프트백 최고 공격력을 가진 선수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테오는 올 시즌 리그서 4골 3어시스트를 기록 중인데 공격 포인트 하나, 하나가 팀을 구해내는 것들이었다. 

테오는 밀란의 공격력을 채워주기 위해 평소 과감하게 오버래핑을 올라가는 편이다. 테오의 위치 역시 일반적인 레프트백보다 위에 있는 편이다. 수비수임에도 수비적인 부담이 적은 선수이기도 하다. 유벤투스는 키에사에게 1대1 상황을 만들어주며 평소 수비 부담이 덜했던 테오에게 싸움을 걸었다.  

키에사는 직전 팀인 ACF 피오렌티나 시절 윙포워드가 주포지션이었고, 공격수도 본 공격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 키에사는 물 만난 고기인 양 상대 우측을 흔들었고 승리를 가져왔다. 특히 디발라와 연계해 만든 2골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승패는 나뉘었지만 두 팀 모두 수확이 없는 경기는 아니었다. 밀란은 한 명에게 의존이 아닌 팀의 시스템이 건재함을 확인했다. 유벤투스는 경기력에 승점도 가져오며 10연패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결국 올 시즌 우승 경쟁은 두 팀을 포함 몇몇 팀으로 좁혀질 것이다. 이번 경기는 앞으로의 향방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던 한 판이었다. 

사진=뉴시스/AP, STN 제작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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