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혹 나오면 탈당, '꼬리 자르기' 신종 꼼수인가

한겨레 2021. 1. 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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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김병욱 의원(경북 포항남·울릉)이 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김 의원이 2018년 10월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에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른 의원실 인턴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방송한 지 하루 만이다.

방송 직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즉시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김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자 '탈당 입장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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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김병욱 의원이 7일 입장문을 내고 “결백을 밝히고 돌아오겠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김 의원이 2018년 다른 의원실 인턴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6일 제기했고,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김병욱 의원(경북 포항남·울릉)이 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김 의원이 2018년 10월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에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른 의원실 인턴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방송한 지 하루 만이다. 방송 직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즉시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김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자 ‘탈당 입장문’을 내놨다. 김 의원이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 결백을 밝힌 후 돌아오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바로 비대위를 취소했다.

김 의원의 성폭행 의혹은 아직 의혹 단계다. 다만 유튜브 방송에서 피해자와 목격자의 신원을 특정한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국민의힘 지도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소속 의원에 대해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으면 자체적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처를 취하는 게 공당의 책임 있는 자세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마치 김 의원의 탈당을 기다렸다는 듯 이미 소집한 회의를 열지도 않고 취소해버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좀 해보려 했는데 (탈당하니) 각자 일도 있고 해서 취소했다”고 말했다. 자초지종을 파악했느냐는 질문에도 김 비대위원장은 “그런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고 싶은 생각도, 별로 들은 바도 없다”고 했다. 탈당으로 모든 문제를 끝내겠다는 ‘꼬리 자르기 식’ 대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21대 국회 들어서는 불법이나 도덕성 의혹이 제기되면 탈당을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아예 관행으로 굳어지는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 임금 체불과 먹튀 논란에 휩싸이자 탈당했다. 국민의힘에선 가족 기업이 피감기관에서 수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한 의혹이 불거진 박덕흠 의원, 편법 증여 의혹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부친이 3000만원을 주겠다며 무마를 시도한 전봉민 의원이 탈당을 선택했다. 탈당을 하면 의원직 신분이 유지되고, 당 지도부는 골치 아픈 문제를 털어버리게 된다.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문제 인물을 공천해 당선시킨 정당은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탈당계 접수를 거부하고 진상 규명을 한 뒤 합당한 조처를 취하는 게 떳떳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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