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文대통령에 '친서'로 동결자산 해결 요구했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로 한국 내에 동결된 이란 자산 70억 달러 중 10억 달러를 의료장비 구매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설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한 진전이 없자, 이란 측의 불만이 증폭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란의 우리 선박 나포 가능성을 우리 정부가 약 한 달 전부터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의혹 역시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부인을 하지 않았다.
7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한미는 국내에 동결된 이란의 자산으로, 코로나19(COVID-19) 백신 공동 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이란의 백신을 구매해주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란 측은 백신을 결제할 때, 원화를 달러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자산 동결이 일어날지 여부를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란 측이 한국에 동결된 자금 중 10억 달러를 의료장비 구매에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이를 골자로 한 내용의 친서까지 두 차례 보냈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이란 측이 크게 실망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지만, 상대국 입장이 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코로나19 백신 구매는, 미국 재무부 주도 하에 특별 승인 절차를 끝내놓은 상황"이라며 "이란의 미국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다. 여기에 대한 결심을 어떻게 내리고, 조취를 취할지, 어떤 경로로 (백신을) 구매할지는 이란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선박 억류 첩보가 입수됐는지' 여부와 관련해 "외교부를 포함한 우리 정부가 중동정세 등을 포함해서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안전 측면에서 여러 가지 유동성이 매우 민감한 예민한 지역"이라며 "여러 가지 안전 관련 징후가 있을 때마다 우리 관계부처, 관련 공관, 민간기업 모두에게 관련 사항을 공지하고 있다. 주의를 촉구하는 조치들을 수시로 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정부가 이란이 우리 선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의 첩보를 포착, 지난달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선박 나포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안일한 대응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억류된 선박과 선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외교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이날 이른 새벽 고경석 외교부 아중동국장 등 실무대표단이 이란에 긴급 파견됐다. 이들은 도착 직후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이란 측과 접촉을 시작할 계획이다.
최종건 차관은 오는 10일 이란 테헤란으로 향한다. 오는 14일까지 이란과 카타르를 순차적으로 방문할 계획이다. 이란 정부와 우리 측 선박 및 선원의 무사귀환을 비롯해 한국 내 동결된 70억 달러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10억 달러 의료장비 구매 방식 등이 테이블에 오를 수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 차관의 이란행과 관련해 "여러가지 창의적인 (해결)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란과 우호 증진을 논하는 과정에서, 계기마다 이번 선박 억류 건을 중요한 관심사로 제기하고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20대도 다 나와'…제니퍼 로페즈, 51세 비키니 힙라인 '감탄' - 머니투데이
- '수술 중 사망' 빅죠, 요요 이유…"150kg 뺄 때 발바닥 근육 다 파열" - 머니투데이
- 덴마크 어린이 방송에 '거대 성기' 남자 캐릭터…성인식 왜곡 논란 - 머니투데이
- 정인이 진료 의사 비난에…전문의들 "양부 함께 보낸 것이 문제" - 머니투데이
- 81세 영국 할머니, 36세 이집트 남편과 생이별…"하루종일 운다" - 머니투데이
- 손흥민 눈앞서 양민혁 '펄쩍'…"아빠와 아들 같네" 훈련 모습 보니 - 머니투데이
- '손목의 제왕' 바뀌었다…애플, 웨어러블 점유율 '1→2위' - 머니투데이
- 이대호 "강민호·손아섭 뺏기고 암흑기…롯데 우승 못한 이유" 쓴소리 - 머니투데이
- "자리 잡게 도와줬는데…" 이경규, 유재석에 불만 폭발 이유는 - 머니투데이
- '1.3조' 정찰위성 5기 운용하면…눈비 쏟아져도 김정은 집무실 '찰칵'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