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지각 매수'..시총 상위 20개 중 9개 신고가

김경미 기자 2021. 1. 7. 17: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종가 첫 3,000 돌파
美 블루웨이브에 경기부양 기대
기관 실적개선 대형주 폭풍매수
약달러로 외국인도 韓증시 눈독
증권사 목표치 3,500으로 수정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처음 3,000 선을 돌파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정일문(왼쪽부터) 한국투자증권 대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가 박수를 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서울경제] 코스피지수가 장중 3,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6일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숨 고르기’에 돌입하리라는 관측이 높았다. 지난해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증시 상승세에 부담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의 일부가 관망세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증시는 코스피 3,000 돌파의 핵심 역할을 했던 개인 투자가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났다. 하지만 바통을 터치하듯 기관투자가들이 공격적인 매수세로 전환하며 하루 만에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3,000포인트를 훌쩍 넘겼다.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섣불리 급락장을 예측하는 것이 도리어 부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마저 나오는 중이다.

◇하루 만에 ‘코스피 3,000’ 안착··· 대형주 신고가 속출=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관투자가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4% 오른 3,031.68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인 6일 2,968.21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3,000 선을 재차 경신했고 장중 3,020 선 이상을 줄곧 유지했다. 장중에는 3,055.28포인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1조 1,735억 원을 순매도하는 등 차익 실현 움직임이 거셌지만 기관투자가들이 1조 255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 최고치 랠리가 이어지던 지난해 12월부터 전날인 6일까지 5조 원 이상을 순매도했던 기관이 이날은 1조 원 이상을 순매수하는 공격적인 매수세로 전환했다. 특히 금융 투자 기관은 1조 6,118억 원을 순매수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기관 투자가들의 매수세가 강해진 것은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과 민주당이 승리해 선거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실적이 개선될 대형주 위주로 기관들의 매수세가 쏠렸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에서는 SK하이닉스·LG화학·삼성SDI·현대모비스·삼성물산·포스코·LG전자·SK텔레콤·SK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내의 기업 가운데 무려 9곳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신고가를 경신하지 않은 삼성전자·현대차·SK이노베이션·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기업들은 이미 앞선 4일과 5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경기 민감주로 꼽히는 소위 ‘중후장대’ 업종들에도 매수세가 쏠렸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블루웨이브’가 실현되며 대규모 추가 부양책으로 경기가 살아나리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실제 롯데케미칼·금호석유·대한유화 등 화학 업종, GS건설·대림건설·태영건설 등의 건설주, 한국금융지주·한화생명·동양생명 등의 금융 업종 등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급락장 예단은 부적절”···금리 인상 여부는 변수=새해 들어 시작된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기관투자가들의 단기 투자 욕구를 자극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달 5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고객 예탁금이 69조 4,409억 원까지 치솟으며 70조 원을 육박하고 신용공여 잔액은 6일 기준 19조 9,556억 원까지 늘어 20조 원을 곧 넘어설 분위기다. 이처럼 개인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며 증시의 하방 경직성이 커진 데다 선물 가격이 오르는 등의 강세장 분위기가 뚜렷이 형성되자 기관투자가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약달러로 인한 외국인 수급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급락장을 예단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아울러 코스피 목표치를 3,500 선으로 올려 잡는 증권사도 속출하고 있다. 전날 SK증권이 코스피 목표치를 3,500까지 제시한 데 이어 이날은 현대차증권이 가세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5년 동안 한국 증시는 일시적 반등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기간 글로벌 증시에 비해 소외돼왔다”며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높은 데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차·화·전(자동차·화학·전자 및 전기차) 랠리도 더 이어지리라 전망되는 만큼 최근 5년간의 저평가에서 벗어나 3,500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의 가파른 인상은 변수가 될 수 있기에 주의를 놓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의 장세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의 특징이 뚜렷하기에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충격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석원 SK증권 센터장은 “지금 우리뿐 아니라 글로벌 주가와 자산 가격의 상승세가 너무 가팔라 올해 상반기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유동성을 거침없이 풀던 세계 각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을 텐데 이런 논의가 시작되는 것만으로도 증시는 크게 휘청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