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음모론'에 쪼개진 美..바이든, 국민통합 최우선 과제로
공화당 의원 121명 애리조나주 선거결과에 이의 제기
트럼프도 '권력 이양' 약속했지만 결과 인정은 안해
"바이든, 뿌리 깊은 갈등 못풀면 리더십 발휘 어려울 것"
저녁 회의에서는 공화당이 예고한 대로 애리조나주의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적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이 입장을 바꿨음에도 애리조나주 결과를 문제 삼는 이들이 121명이나 나왔다. 거부한 이들(303명)이 압도적이지만 지난해 11월 대선 논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의회가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을 승인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질서 정연한 권력 이양을 약속하면서도 “선거 결과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 우편투표 허용 논란을 거치며 미국 사회는 크게 분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자의 시위를 두둔했고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는 도둑맞았다고 주장해왔다. 대선을 앞두고는 극우 무장 단체가 미시간 주지사를 납치·살해하려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이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지난달 말 미국 성인 1,115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응답자의 39%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그의 낙선을 바라는 배후 세력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믿는다고 답했다. 또 여전히 31%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흑인 시위가 폭력적이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47%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중 배후 세력에 의한 선거 방해는 음모 단체 ‘큐어넌(QAnon)’이 퍼뜨리는 것이다. 큐어넌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 장관 등이 사탄을 숭배하는 소아성애자라고 주장한다. 조너선 그린블랫 미 인권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 회장은 “시위대의 움직임은 음모론 집단 큐어넌의 입장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며 “큐어넌은 수년간 이런 광란을 부추겨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음모론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주장을 믿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7,422만 표를 받았다. 지난 2016년 선거 때보다 1,000만 표가량 많다. 여론조사와 달리 플로리다에서 선전하면서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최대 수천 만 명의 유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의 독성 있는 정치와 의도적인 허위 정보가 의사당 점거를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통합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상태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공화당과 트럼프 지지자 사이의 골이 크다는 얘기가 많다. 워싱턴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과 공화당의 동조 혹은 묵인 움직임을 보면서 공화당에 의해 내전이 일어날 수 있겠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미국이 내란과 테러리즘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갈등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폭설에 등장한 '도심 속 스키'...형사 처벌 대상?
- '정인이' 이어 '원주 3남매 사건'도 주목…항소심서 뒤집힐까
- 국내 최대 마약공급책 '바티칸 킹덤' 구속…황하나 지인도 연루?
- '콩고 왕자' 라비, 조건만남 사기에 동생 조나단까지 불똥
- '100년 된 1.2kg 초대형 산더덕 발견'...항암물질 일반 산삼의 2배
- '정인이를 이용하다니…' 비판 쏟아진 '정인이 굿즈' 작가, 소속 협회서 제명
- 방역대책 회의에 '노마스크'로 참석한 여가부 장관
- 외국인의 '최애' 한식은 치킨·김치... 싫어하는 메뉴는?
- '휴대폰으로 머리 맞아 홧김에'...친형 살해하고 자수한 40대
- 코로나 사망자, 감염 안된 뇌도 손상…혈관손상·염증흔적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