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우려 낳는 미국 의회 난입사태..전문가들 "미국 사회의 극심한 양극화가 최악의 형태로 분출"

김미경 2021. 1. 7. 17: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소 외교안보센터장
장우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원곤 한동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미국 의회 난입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대선 불복사태가 폭력사태와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지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상당한 부담을 안겼을 뿐 아니라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드러내는 역사 상 오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 사회의 극심한 양극화가 의회 난입사태라는 단상으로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7일 디지털타임스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폭력사태에 대해서는 잘못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그 배경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들을 선동해온 부분들이 많이 있다"며 "법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판결할텐데, (폭력 사태를 저지른 시위대가) 무죄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이번 폭력 사태로 인해 오히려 트럼프 지지층과 대중의 괴리가 커지면서 대선 불복 목소리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았다. 박 교수는 "분노의 표출 사태도 올바름을 전제로 해야 지지를 받고 점점 커질 수 있는데, 생각해보면 이번 선거는 야당이 아닌 행정부를 움직이는 현직 대통령이 야당 측의 부정선거를 언급하는 상황이다. 그런 경우가 있느냐"고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소 외교안보센터장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극렬지지자들의 과한 행동"이라며 "정치적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워싱턴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줬고 대선에 불복하겠다는 말을 꾸준히 해 분노를 표출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도 "이제 지지자들이 다 (조사를 받아) 감옥에 가게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궁지에 몰릴 것이고, 내일이면 아마 바이든이 합법적인 당선인으로 확정되지 않겠나. 1월 20일날 취임하기 때문에, 마무리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제일 큰 부분이 합리와 이성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어린아이처럼 유권자들이 떼를 쓰는 부분"이라며 "이를 새로 들어서는 바이든 정부가 품어내는 것이 숙제로 남았다"고 짚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의 선거제도는 각 주마다 권한과 전통에 따라 주법에 의존하는 형태라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전체적인 득표수가 아닌 주별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 승자독식 구조"라면서 "미 연방제를 지탱해온 취약한 선거제도가 트럼프라는 독특한 리더십을 만나 최악의 결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현 상황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 교수는 "사망자까지 나올 정도로 이번 사태가 정치적인 아픔이 있겠지만 바이든 당선인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미국의 연방주의 정신을 재건하고 복원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과정부터 가장 우선시 했던 정책이 통합과 연방제 재건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태는 오히려 미국사회에 얼마나 통합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반증이 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장 교수는 "바이든 당선인이 신임 대통령으로서 미국사회를 통합시키고 연방제 재건하는 정책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미국사회는 트럼프 행정부 4년 동안 양극화가 매우 심해졌다. 서로가 서로를 해악한 존재로 볼 정도로 미국 만의 타협과 관용의 전통이 사라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승복을 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법선거를 주장하고, 지지자들을 부추긴 결과가 폭력사태로 이어졌다"고 이번 사태의 발생 원인을 풀이했다. 박 교수는 "미국의 구조적 원인이 오랜시간 쌓여 있다가 터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이번 사태는 입헌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파장이 오래 가고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세계의 패권국을 자임해온 미국이 앞으로 민주주의를 얼마나 복원할 수 있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교수는 "미국의 구조적인 문제가 터졌으니 통합으로 쉽게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이와 같은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에서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대통령이 아닌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민주주의 복원을 내세웠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도 수용하겠다는 뜻"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김미경·임재섭기자 the13oo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