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만에 회의 재개 '바이든 당선' 인증.. 트럼프 탄핵론 부상

김광태 2021. 1. 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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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 과반 넘은 306명 확보
민주당, 수정헌법 25조 발동 압박
행정부·공화당서도 동조 분위기
입지 악화된 트럼프 민낯 드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대선 결과 인증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 반대를 주장하는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후 의회로 행진했고,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 내부까지 진입해 의회를 대혼란에 빠뜨렸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인증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주별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인증하기 위한 양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인단을 270명 이상 확보해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1·3 대선에서 승리 요건이자 전체의 과반인 270명을 훌쩍 넘는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선거인단은 232명이다.

그간 형식적으로 여겨져온 의회의 인증과정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로 중단된지 6시간만에 가까스로 재개됐다. 전날 오후 1시 시작한 회의는 결국 날짜를 넘기게 됐다.

바이든 당선인의 당선 인증과는 별도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와 관련, 내각과 공화당 인사들 내부에서 수정헌법 제25조 발동을 통한 해임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어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오마르(미네소타)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을 즉각 탄핵하고 직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가 계속 대통령직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압박하며 탄핵론에 다시 불을 지핀 데 이어 행정부와 공화당 일각에서마저 이러한 흐름에 동조, 대통령직을 박탈하는 극약처방책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기를 불과 2주 앞둔 현직 대통령에 대한 해임론이 내각과 여권 내에서 논의되는 것 역시 초유의 일이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그 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부통령, 행정부 또는 의회가 법률에 따라 설치한 기타 기관의 기관장 과반수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서한을 상원의 임시의장과 하원의장에게 보내는 경우 등의 상황이 규정돼 있다.

현재 관련 논의가 의회에도 전달된 상태이며 일부 상원의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정치전문매체인 더 힐도 행정부 일부 당국자가 트럼프 해임 논의에 착수했다면서 당국자들이 비상조치에 관련해 전화와 메시지를 교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를 멈추게 하기 위해 극단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의 임기가 13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주변 인사들과 공화당 당국자들이 △불신임 △탄핵 △수정헌법 25조 발동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논의는 전·현직 백악관 당국자들과 의회 참모들, 공화당 로비스트, 정치 컨설턴트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다만 당국자들이 수정헌법 25조 발동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인지, 충성파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불과 임기를 2주 남겨둔 대통령 해임에 찬성하는 내각 정족수를 확보할지 등은 불확실하다고 CNN, 더힐 등은 지적했다. 25조 발동을 위해 의회에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불능을 선언하려면 펜스 부통령과 내각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악시오스는 불신임안은 실질적 효과가 적고, 탄핵 카드의 경우 초당적 지지가 있더라도 상원 내 재판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실화 여부와 별개로, 여권 내 격앙된 기류는 대선 결과에 불복, 시위자들의 폭력 사태를 '조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내가 임계점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더 힐도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논의된다는 사실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이날 사태를 거치며 얼마나 악화돼 있는지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악시오스도 "공화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조장, 당을 욕되게 하고 의회의 신성함을 침범한 데 대해 몹시 화가 났다"며 "트럼프가 이 나라를 이끄는 남은 2주를 견딜 수 있을지, 추가로 어떠한 혼돈과 분열이 씨 뿌려질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지도자 및 행정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인 이달 20일 전에 해임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CNN이 접촉한 인사들 가운데 4명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요구했고 2명은 탄핵을 거론했다고 한다.

한 공화당 선출직 당국자는 "그는 탄핵당해 쫓겨나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전직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의 행동은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조차 해임할 정도로 충분히 극악무도하다면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남은 2주 동안 그를 대통령직에 남겨둘 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상원은 탄핵 및 해임안을 현실화할 경우 그 후속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는 연방 직을 맡지 못하도록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표결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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