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한파에 대구 도심 썰렁..선별진료소만 북적

이은혜 2021. 1. 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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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카페 등 이용 제한
한파까지 겹쳐 동성로·전통시장 발길 '뚝'
사람 몰린 곳은 선별진료소가 유일
의료진은 칼바람에도 천막과 히터 의지해 근무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대구지역 낮 기온이 영하로 유지된 7일 오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의 코로나19 무료 임시선별 검사소에서 의료진들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2020.01.07. ehl@newsis.com


[대구=뉴시스] 이은혜 기자 =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사람이 없는데 한파까지 겹치니 적막할 지경입니다. 해가 바뀌어도 코로나는 물러갈 기미가 안 보이고... 날씨라도 풀리길 바랄 뿐이죠."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만난 60대 분식점 업주는 "코로나19가 퍼진 후 동장군이 들이닥친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한산한 시장 골목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풍경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7일 대구는 한파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한낮에도 영하권 기온을 유지했다. 매서운 바람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더욱 낮았다.

이날 지역 번화가에서는 좀처럼 인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일에도 젊은이들로 북적이던 중구 동성로 곳곳은 냉기만 맴돌았다.

만남 장소로 사랑받는 대구백화점 앞 광장 역시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간혹 눈에 띄는 행인들도 외투 주머니에 두 손을 깊이 찔러 넣은 채 이동하기 바빴다.

두 귀가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도 문제지만, 외출한 사람들이 머무를 장소도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달 4일부터 17일까지 '2021년 연초 특별방역대책'을 실시한다.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한 것은 물론, 카페의 홀 영업도 제한했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대구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오가는 시민 없이 고요하다. 2020.01.07. ehl@newsis.com


동성로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한 여성은 "낮에는 대학생 등 젊은 친구들이 마스크를 쓴 채 삼삼오오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지금은 그마저 찾아보기 어렵다"며 "나와도 할 일이 없으니 그렇지 않겠나. 나를 비롯한 주변 상인들 어깨만 무거워지는 시기다"라고 했다.

커피를 사러 잠시 외출했다는 30대 직장인은 "낮에도 이렇게 쌀쌀한 줄 몰랐다. 지난해 겨울은 이만큼 춥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뼛속까지 시린 느낌"이라며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찬 공기를 피할 수 있는 지하상가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하 곳곳의 벤치에 앉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이 보였지만, 그나마도 빈자리가 더 많았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76)씨는 "집에만 있기는 답답하고 밖은 추워서 여기 앉아 있다"며 "평소에는 아는 사람 몇몇이 모여 근처 다방이나 찻집에 가 시간을 보낸다. 당분간 그마저도 할 수 없으니 많이 무료하다"고 설명했다.

한 옷가게 업주는 "한파라서 사람들이 지하로 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조용하긴 매한가지다. 손님들도 얼른 필요한 물건만 사고 이동하는 분위기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혹한에도 변함없이 사람이 몰리는 곳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뿐이다.

대구시는 중구, 수성구, 달서구, 달성군 등 4곳에 누구나 익명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무료 임시선별 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전국적으로 한파가 들이닥친 7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1.07. ehl@newsis.com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임시선별 검사소에서는 의료진들이 칼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한파로 인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축 운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100명 이상의 시민이 이곳을 찾는다.

단축 운영 전에는 매일 200~300여명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의료진 10여명은 히터와 얇은 천막에 의지한 채 끝없이 밀려오는 시민들을 맞았다. 방호복 안에 내복과 패딩점퍼를 껴입고 핫팩까지 붙여보지만 추위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얇은 의료용 장갑 위에 수시로 바르는 손 소독제는 그나마 남은 체온까지 빼앗아간다.

검사소 관계자는 "예약제로 운영하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달리 이곳은 언제, 몇 명의 시민들이 올지 알 수 없으니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기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천막을 치고 히터를 켜도 잠시 추위가 완화될 뿐 따뜻함을 느낄 수는 없다. 한파는 의료진을 괴롭히는 가장 큰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와 경북의 한파는 내일(8일)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경북 북부내륙은 영하 20도 이하, 경북 남부는 영하 15도 안팎의 아침기온이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h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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