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극렬 지지자에 짓밟힌 美 민주주의

정재영 2021. 1. 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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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을 위해 6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일시 중단됐다.

하지만 개회 1시간 만에 바이든 당선인 승리 인증을 반대하며 시위하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 안으로 난입하면서 회의는 일시 중단됐고, 의원들은 긴급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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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불복, 결국 유혈사태 초래
시위대 의회 의사당 난입.. 4명 사망
의원들 긴급 대피.. 주방위군 투입
바이든 "시위 아닌 반란" 강력규탄
의회 회의서 바이든 승리 최종 확정
트럼프, 뒤늦게 "평화로운 권력이양"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앞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운집해 대선 결과 불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시위대가 의사당 건물에 난입하는 과정에서 4명이 사망하고 52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등 미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워싱턴=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확정을 위해 6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일시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50여명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선언이 결국 유혈 사태로 이어지면서 미국 민주주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있을 것”이라며 백기를 들었다.

미 의회는 이날 오후 1시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바이든 당선인을 합법적 당선인으로 확정하기 위해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개회 1시간 만에 바이든 당선인 승리 인증을 반대하며 시위하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 안으로 난입하면서 회의는 일시 중단됐고, 의원들은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시위대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여성 1명이 의회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등 4명이 희생됐다. 미 일부 언론은 이 여성이 공군 출신의 열혈 트럼프 지지자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시 경찰당국은 의사당 불법 침입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발령된 통행금지 명령 위반 등 혐의로 52명을 체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시위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반란 사태”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합동회의를 주재하다 긴급 대피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의사당에 대한 공격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백악관 인근 공원에서 열린 지지 시위에 직접 참석해 대선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이 행사 이후 의회로 행진했고, 미 대선 역사상 최악의 혼돈을 야기했다. 의사당 난입 사태는 주방위군 1100여명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주 경찰 수백명이 추가로 투입된 끝에 4시간 만에 정리됐다.

미 언론은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에 선동된 폭도(mob)들이 의사당을 휩쓸었다”며 “혼돈과 혼란이 미국 민주주의 중심부를 강타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날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날 중 하루로 기억될 것”이라며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상징하는 날이자 그 절차가 진행되는 날이 난장판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통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마저 “내가 하원의원으로 일하며 목도한 미국은 오늘 우리가 본 것보다 낫다”고 말했는데 이날 미 의회의 모습이 역사상 최악이란 뜻이다.

미 의회는 시위대 난입으로 중단된 회의를 이날 오후 8시부터 재개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최종 확정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주별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인 270명을 훌쩍 넘는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선거인단은 232명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가 끝나자 “투표 결과에 반대하고 팩트는 나를 지지하고 있지만, (바이든의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평화로운 권력이양이 있을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그가 체념하고 권력이양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백악관 고위 참모 3명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사임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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