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3000 시대 1등 공신 개미의 기록

이다비 기자 2021. 1. 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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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코스피지수는 종가로도 ‘삼천피(코스피지수 3000)’를 달성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코스피지수가 3031.68로 최초로 3000선을 상회하며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삼천피에서 ‘개미(개인 투자자)’를 빼놓을 수 없다. 열심히 투자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덩치가 작아 개미라고 불렸던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동학 개미’라 불리며 국내 증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거래소는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재정위기 등 과거 위기 시 개인은 하락기에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위기로 개인 투자자의 시장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개인 거래규모와 증시 자금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일러스트=김성규

① 1000만 개미…3년 새 개인 돈 3배 늘어

코스피지수는 작년 하반기에 들어서며 회복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등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 자금을 풀어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영향을 받았다.

미국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 자금이 몰린 것도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는데 한몫했다. 환율 차익을 노린 외국인은 ‘바이(buy) 코리아’에 나서며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개인 매수세는 더 거세졌다. 2019년 말 610만명 수준이던 주식 인구는 작년 말 1000만명까지 늘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47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종전 최대치인 2018년 7조원에 비해서도 7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작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으로 2019년 대비 5조7000억원 늘었다. 거래비중은 65.8%로 2019년 대비 18.3%포인트(P) 증가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2007년은 주식형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증시에 활발하게 참여했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직접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2007년과 올해 모두 ‘개인 매수 대(對) 기관·외국인 매도’ 흐름은 비슷하지만 최근 6개월 간 개인이 압도적인 매수세(21조6000억원)를 시현하고 있다.

② 대기자금 68조…"추가 상승 여력 충분"

잠재적으로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 자금으로 여겨지는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지난 6일 기준으로 68조원을 넘어섰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2019년 말과 비교하면 배 이상 늘었다.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고 수준을 계속 경신하자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증시 추가 상승을 점친다. 그만큼 시중에 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객예탁금이 상당한 수준인만큼 증시에 들어올 대기 자금이 많아 증시가 추가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③ 신용융자 19조…빚까지 내서 증시 베팅

개인들의 투자 열풍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의 줄인말인 ‘영끌 투자’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개인투자자들은 신용융자까지 끌어다 쓰며 주식 투자에 나섰다. 개인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 6일 기준으로 유가증권 시장(10조388억원)과 코스닥시장(9조9168억원)을 합쳐 20조원에 가까워졌다. 이 역시 최고치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신용공여 한도가 급격하게 소진된 삼성증권과 KB증권 등 증권사들은 작년 말부터 신용공여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④ 공모주 열풍에 ‘따상상상’ 신조어 탄생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으로 공모주 청약 시장 또한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적인 주식 상승세와 맞물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공모주 대어들이 대거 탄생했다. 자연스레 이들은 개미들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됐다.

작년 7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23대1을 기록했다. 증거금으로는 30조9899억원이 몰리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이른바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따상상상’(3일 연속 상한가)을 달성했다.

SK바이오팜의 기록은 한 달 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가 경신했다. 이 청약에는 58조5543억원이 몰렸다. 지난해 10월에는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테터인먼트가 상장했다. 이 역시 58조4237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다.

⑤ 삼성전자, 46년 만 30억에서 500조 규모로

개미를 등에 업고 삼성전자는 46년 만에 시총 562조원(삼성전자 우선주 시총 포함)이 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46년 전 30억원 규모 기업이었던 삼성전자는 6일 장중 8만4500원 고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975년 6월 11일 액면가 1000원에 300만주(30억원)를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종가는 1050원(현재 수정주가 56원)이었다. 상장 당시 삼성전자는 1969년에 설립돼 갓 5년 된 회사였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에 따른 ‘9만전자’ ‘10만전자’를 넘어 ‘11만전자’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5일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⑥ 개미 선호 1위 삼성전자…소액주주 200만명

개인 자금 역시 삼성전자(005930)에 대거 투입됐다.

작년 한 해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만 9조5951억원이다.

같은 기간 순매수액 2위도 삼성전자우(005935)였다. 순매수액은 6조1013억원이다. 삼성전자우는 삼성전자 우선주로,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을 더 많이 받는 주식이다. 둘을 합치면 삼성전자 주식만 개인 투자자가 15조7000억원어치를 사들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국민주’로 거듭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지분 1% 미만)만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소액주주는 2019년 말 56만8313명에서 작년 3월 말 136만4972명, 6월 말 145만4373명, 9월 말 175만4623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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