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흥 큰손 2030 개미 모셔라"

권유정 기자 2021. 1. 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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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동학개미를 선점하기 위해 증권사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투자 열풍이 거세지면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고,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는 등 젊은층 눈높이를 맞추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2030세대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주요 증권사에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에 따르면 그 비중은 55.72%로, 20대와 30대의 신규 계좌 수는 전년대비 각각 300%, 288% 늘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47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주식활동계좌 수는 3548만개로 1년 전보다 612만개(약 20%)가 증가했다. 주식활동계좌란 최근 6개월 내 주식 거래가 있는 계좌를 말한다.

조선DB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30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의 디지털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젋어진 투자연령층은 MTS 활용도가 높고 광범위한 정보수집력을 갖춘 새로운 방식의 투자전략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키움증권(039490)은 약 1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MTS 개발에 들어갔고 오는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새로운 UI·UX와 디자인을 적용해 플랫폼 성능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메뉴 체계를 개편하고, 국내외 상품을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으로 통합해 관리할 방침이다.

대신증권(003540)은 지난해 MTS의 일부 기능을 통합하고, 메뉴 선택을 간소화하는 리뉴얼을 진행했다. 또 MTS에서도 금융업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챗봇 ‘벤자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24시간 고객들에 주요 증권 업무부터 상품 추천까지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 주식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개편도 진행 중이다. KB증권은 지난 4일부터 자사 MTS ‘마블’에서 미국 주식 실시간 시세를 제공하고 있다. 그간 무료로 이용하는 고객은 15분 지연 시세를 이용해야 했다. 교보증권(030610)은 미국 주식을 거래할 때 사전에 환전 없이 바로 원화로 주문할 수 있게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영어에 익숙하고, 국제 뉴스나 글로벌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쉽기 때문에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실제 해외주식 거래에서도 2030세대 고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미래가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가 지난 7월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핀테크 회사를 기반하는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신생 증권사들까지 MTS를 선보일 계획인 만큼 업계 내 2030고객 모시기는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토스증권은 이르면 다음달 MTS를 선보일 예정이다. KB증권은 줌인터넷과 설립한 합작법인 ‘프로젝트 바닐라’를 통해 올 1분기에 새로운 MTS를 출시한다.

증권사 대표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디지털 전환을 핵심 화두로 제시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006800)수석부회장은 올해를 ‘디지털 미래에셋’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디지털 혁신의 일상화를 강조했다.

앞서 NH투자증권(005940)지난달 디지털 자산관리 사업을 총괄하는 WM 디지털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산하에는 비대면 고객자산관리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지털 영업본부와 디지털 기반 특화상품 및 시스템을 개발하는 디지털솔루션본부를 뒀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사장)은 "2030세대 고객들이 디지털 채널로 대거 유입되는 등 전례없는 활황을 경험했다"며 "전통적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인적 자문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하이엔드 서비스에서 차별적 포지셔닝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런 흐름은 증권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복잡한 주식시장 등 금융 이슈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투자자와 소통을 늘려가겠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지난해 증권사 세 곳이 채널 구독자 수 10만명을 넘겨 유튜브로부터 ‘실버버튼’을 받았다. 이날 기준 삼성증권(016360)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Samsung POP’과 키움증권의 ‘채널K’ 구독자 수는 각각 17만명, 16만명이다. 미래에셋대우(006800)가 운영하는 ‘스마트머니’는 12만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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