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1260㏊ 잿더미' 고성산불 원인 제공한 한전직원 7명 기소

전신주 부실 관리..불꽃 발생해 산불로 번져

2019년 강원 고성지역 대형산불과 관련해 한국전력 직원들이 업무상 실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산불은 전신주 부실 관리로 인해 발생한 불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7일 업무상 실화, 업무상 과실치상,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전 한전 속초지사장 A씨(60)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신주 '데드엔드클램프(배전선로에 장력이 가해질 때 전선을 단단히 붙들어 놓기 위해 사용하는 금속 장치)' 등의 하자를 방치한 과실로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부실하게 관리된 전신주 특고압 전선이 끊어지면서 불꽃이 발생했고, 인근 나무 등에 옮겨 붙어 산불이 시작됐다.

검찰 수사 결과 A씨 등은 화재 전신주의 위치가 점검·관리에 적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이설 공사에 착수하고도 수년간 공사를 방치했다. 또 전선을 철저히 점검하라는 내부 지침과 본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아무런 이유없이 화재 전신주에 대한 점검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전신주 데드엔드클램프의 경우 볼트와 너트 사이에 스프링와셔가 전혀 체결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한전 관계자들의 부실한 관리로 인해 전선 내 강선 및 소선 4가닥이 끊어진 채로 위태롭게 방치됐고, 남은 소선 2가닥이 마모피로현상으로 끊어진 후 전신주와 접촉하면서 불꽃이 발생했다"며 "이후 전신주 밑에 있던 낙엽이나 풀 등에 착화돼 대형산불로 이어진 사실을 수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산불로 건물과 자동차, 산림 1260.21㏊가 불에 타 899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고, 화재지역 주민 2명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속초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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