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고삐 죄는 최태원, 美수소업체 인수(종합)

경계영 2021. 1. 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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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수소 전략 맞아떨어진 '플러그파워'에 지분 투자
연료전지부터 모빌리티까지 핵심기술 갖춰
밸류체인 구축 가속화..NAV 30조원 계획에 '바짝'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기업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가속화하는 것이 환경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입니다.”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ESG 경영의 한 축인 환경 관련 사업이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SK이노베이션, SK E&S 등 에너지 전문 인력 20여명으로 꾸린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한 데 이어 미국 수소업체에 투자하며 사업·투자 포트폴리오 방향을 친환경으로 본격 전환하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플러그파워의 수소 저장탱크. (사진=SK)

SK, ‘전천후’ 플러그파워 최대주주로

SK(034730)㈜와 SK E&S가 7일 최대주주로 올라선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는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사업 밸류체인에서 고루 핵심 기술을 갖췄다. 사업 분야는 △연료전지 △물에 전력을 공급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의 핵심설비인 전해조 △액화 수소 플랜트와 수소충전소 건설 기술 △수소 기반 지게차와 트럭 등으로 다양하다. 이를 기반으로 외형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플러그파워 매출액은 2017년 1억달러→2018년 1억7500만달러→2019년 2억3020만달러 등으로 성장했다.

플러그파워는 올해 하반기 미국 뉴욕주에 연간 1.5GW 규모의 세계 최대 연료전지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료전지와 수전해설비의 생산단가를 큰 폭으로 낮추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 리더로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위=억달러

앞서 SK는 수소사업 추진 전략으로 △그룹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 대량 생산체제 구축 △수소 밸류체인 통합 운영 △수소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회사 투자 및 파트너십을 통한 세계 시장 공략 등 세 가지를 내세웠다. 플러그파워는 수소 핵심기술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밸류체인 모두를 영위하는 업체로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셈이다. SK 관계자는 “생산과 유통, 공급 등 수소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우리의 계획과 전략적 지향점이 맞았다”고 설명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남는 장사일 가능성이 크다. SK와 SK E&S가 확보한 플러그파워 지분은 9.9%로 주당 29.2893달러에 사들였다. 6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플러그파워는 35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7일 시간 외 거래에서 44달러대까지 호가가 올라갔다.

플러그파워의 고객사 물류창고에 설치된 수소충전기와 수소 연료전지 지게차. (사진=SK)

‘차세대 먹거리’ 수소 생태계 조성 이끈다

SK가 플러그파워의 최대주주로서 양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러그파워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유럽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아시아 시장엔 네트워크를 보유한 SK와 함께 합작법인 형태로 함께 사업할 가능성이 크다.

SK는 국내에서도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SK가 구상하는 수소 생태계 조성을 앞당기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SK는 국내에서 2023년 3만t 생산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총 28만t 규모의 수소 생산능력을 갖추고 수소의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수소사업을 차세대 주력 에너지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심에 있는 SK E&S는 액화 수소 설비를 갖추고 블루수소(LNG 개질 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CCUS 기술로 제거한 친환경 수소) 대량 생산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사업에서 밸류체인을 통합한 경험이 있는 SK가 역할을 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수소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당시 SK그룹은 수소 생태계 구축을 통해 2025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30조원 수준의 순자산가치(NAV)를 추가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민관협의체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에 따르면 세계 수소 수요는 2020년 10EJ(엑사줄)에서 2050년 78EJ로 8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각국 수소 로드맵을 종합하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수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차량용 35%, 발전용 23% 등으로 점쳐진다.

플러그파워의 수소 연료전지. (사진=SK)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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