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초유의 미 의회 습격..4명 사망 "암흑의 날"

나세웅 salto@mbc.co.kr 2021. 1. 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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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트럼프 지지 시위대에 의해 습격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 4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고 주방위군이 투입되고 나서야 상황이 안정됐습니다.

말 그대로 미국 민주주의의 전당이 피로 물든 사태에 미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바이든 당선 막겠다" 초유의 미 의회 습격>>

미국 의회는 현지시간 6일 오후 1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최종 승리 확정을 위한 회의를 열었습니다.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는 절차인데, 오전부터 의회 주변에선 트럼프 지지자들 수천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미 전역에서 모인 시위대는 '도둑질을 멈춰', '4년 더!'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의회가 바이든의 당선을 승인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흥분한 시위대 난입으로 의원 대피>>

회의가 시작된 뒤 흥분한 시위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4-5미터 가량 높이의 상원 쪽 벽을 타고 올랐습니다.

이어 "USA, USA"를 연호하며 의회 빌딩 유리창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상하원 회의장으로 난입한 시위대는 내부 집기를 부수기도 했고, 심지어 의장석까지 점거했습니다.

흥분한 시위대는 소화기를 분사하며 난동을 부렸과, 의사당 내부에선 총소리까지 들렸습니다.

회의는 개회 1시간여 만에 중단됐습니다.

의원들은 무장 호위를 받으며 긴급 대피해야 했습니다.

경찰이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혼돈과 혼란이 미국 민주주의 중심부에 충격을 가했다"고 묘사했습니다.

결국 평화로운 정권 이양 절차가 진행돼야할 의회가 총격과 함께 피로 물들었습니다.

로버트 콘티 워싱턴 DC 경찰서장은 의회 방호 경찰의 총에 맞은 시위대 여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사망했고, 3명은 "의료 응급상황"으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시위대 4명 사망 "혼돈과 혼란">>

숨진 시위대 여성은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디에이고 출신의 애슐리 배빗으로 드러났습니다.

네 차례 해외에 파병됐던 미 공군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오늘 시위대의 난입으로 52명이 체포 됐습니디.

경찰도 최소 14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의회 근처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공화당 전국위원회 본부 건물에서 파이프 폭탄이 발견됐고, 의사당 경내 차량에서 화염병이 든 냉장고와 장총이 회수됐습니다.

주방위군까지 투입되고 나서야 의회 회의는 6시간 만에 재개될 수 있었습니다.

<<의원들 "폭력은 안돼" 한목소리 비판>>

다시 재개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펜스 부통령은 "폭력은 결코 승리하지 못 한다"고 성토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폭력을 끝내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공화당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 사태는 오늘 대통령이 유발한 것"이라며 "반란 사태"라고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시위대는 애국자…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

하지만 사실상 폭력을 선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 사태가 벌어진 뒤에도 이를 용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이를 TV로 시청하기만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 전 "대선결과를 결코 승복하지 않겠다"며 "함께하겠다,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사실상 시위대를 선동했습니다.

난입 사태 이후에도 사태를 용납하는 듯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시위대를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위대한 애국자들"이라고까지 했습니다.

폭력사태가 악화되자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고 시위대를 뒤늦게 진정시켰을 뿐입니다.

트위터 측은 트럼프의 이 트윗을 삭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잠정 정지시켰습니다.

<<백악관 참모들 트럼프 떠나나>>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의사당 난입 사태에는 관심이 없었고,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분노에만 사로잡혀 있었다는 전언도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을 "용기가 없다"고 맹비난했는데요.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뒤집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퇴임을 불과 2주 남겨 둔 상황에서 2인자인 펜스 부통령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이번 난입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이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부인 멜라니 트럼프 여사 비서실장인 스테파니 그리샴이 사임했고 오브라이언 보좌관, 매슈 포틴저 부보좌관, 크리스 리델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3명이 사임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CNN은 "트럼프의 임기가 '미국의 대학살'로 끝났다"고 한탄했습니다.

나세웅 기자 (salt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1/world/article/6050950_3488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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