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택트' 최홍림 "트라우마 떠올라 고통, 형 용서 안 돼"[직격인터뷰]

이하나 2021. 1. 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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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하나 기자]

개그맨 최홍림이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30년간 친형과 의절했던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 1월 6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최홍림이 30년 만에 만난 친형과 눈맞춤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형을 보자마자 거친 숨을 내쉬며 힘들어하던 최홍림은 어린 시절 자신을 비롯한 가족들이 형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고통 받았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늘 유쾌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최홍림의 아픈 과거사에 방송 후 많은 시청자들과 지인이 최홍림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홍림은 7일 뉴스엔에 “방송 후 수백 건의 메시지를 받았다. 생각보다 비슷한 사연을 가진 분들도 너무 많더라”며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방송을 못 보겠더라. 촬영할 때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예고편만 살짝 봤는데 ‘내가 저렇게 울었나?’ 싶었다. 방송을 보면 또 옛 기억이 생각날 것 같아서 안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송에 등장한 최홍림의 누나는 가족들에게 공포의 존재였던 오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도 “어느 날 오빠한테 전화가 왔다. 풀 죽어 있는 모습이 짠했다. 그래서 저는 용서했다. 처음에는 망설였는데 이대로 있다가는 남보다 못한 형제가 될까봐 간절한 마음으로 둘이 화해시키러 나왔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에 대해 최홍림은 “처음에 누나와 함께 찍자고 섭외가 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보고 누나에게는 고마움만 있는데 누나 눈을 보고 울 일이 뭐가 있겠나. 계속 거절을 하다가 형 이야기가 나왔다. 섭외가 100% 안 될 거라 생각했는데, 형이 나왔더라. 정말 깜짝 놀랐다”며 “평소에 누나가 ‘오빠 용서해라’고 하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대기실에서 2시간 있는 동안에는 아무 감흥이 없었는데 녹화를 하려고 하니까 속에 있는 것들이 터지더라. 문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최홍림은 형에 대한 트라우마와 어린 시절 상처가 다시 떠오르는 듯 방송 내내 눈을 질끈 감는가 하면,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최홍림은 형에게 맞아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된 사연, 어머니의 극단적 선택 시도, 신장 이식 약속 후 잠적 등 가슴에 맺힌 이야기를 쏟아내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홍림은 “방송이라는 걸 신경 쓰지 않고 가슴에 갖고 있던 걸 두서없이 얘기했다. 욕도 엄청 했다. 눈을 마주쳐야 하는데 맞았던 트라우마도 떠올라서 너무 무섭더라. 바지도 다 젖을 정도였다. 너무 힘들어서 촬영도 중간에 중단했다. 누나들이 몰랐던 이야기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녹화 후 ‘아이콘택트’ 제작진도 선뜻 편집에 나서지 못할 만큼 최홍림의 가슴 아픈 가족사가 쏟아졌다. 최홍림은 “누나들이 형이 왜 나를 때리고 못된 짓을 했는지 얘기를 해주더라. 형 나름대로 아픈 과거가 있더라. 가슴은 아프지만 내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형처럼 그러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신장 안 준 것에 대한 화는 전혀 없다. 그 순간은 미웠는데 형이 진심으로 신장을 주려고 했다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최홍림의 형은 동생에게 무릎을 꿇으며 지난 날 잘못을 사죄했지만, 최홍림은 “형 죽으면 장례식장은 갈게. 가서 울게. 언젠가 다시 형을 만날 거라는 생각은 들어. 그런데 지금은 아닌 것 같아”라고 용서를 하지 않은 채 눈맞춤 방을 나섰다.

최홍림은 “형이 무릎 꿇을 때 마음이 아팠는데 용서는 안 되더라. 촬영 마치고 너무 힘들어서 집에서 쓰러졌다”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는데 형이더라. 고민 끝에 ‘건강 조심하고 잘 살라’고 답을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누나들은 마음이 여리니까 형과 연락을 계속 하는 것 같더라. 앞으로도 용서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 캡처)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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