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폭행 사망 응급구조사는 노예였다
실수할 경우 시말서 받아놓고 월급깎기 등 협박
피해자 집에도 CCTV설치 사실상 감시
경남 김해 사설 응급이송단 단장으로부터 구타를 당해 숨진 응급구조사 직원은 사실상 노예같은 직장생활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나고 있다.
7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가해자인 단장(42)은 해당 구조단 법인의 실질적인 대표로 평소에도 직원들이 실수를 할 경우 폭행이 잦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을 당하기 하루전인 지난달 23일 피해자 A(42)씨가 마산의 한 병원에 출동을 나갔다가 접촉사고를 냈고, 이를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고 병원측에 연락했다는 게 무자비한 폭행의 이유였다.
피해자 A씨는 다음날인 24일 법인 사무실에서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12시간에 걸쳐 심한 폭행을 당했고,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방치됐다가 결국 집으로 가해자들이 데려다 주던 도중 사망했다. 숨진 A씨의 얼굴과 가슴, 다리에 피멍이 있는 등 폭행 정도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의 집에는 가해자가 설치한 CCTV가 2대가 설치됐다. 가해자가 피해자 집에 돌봐달라고 맡긴 대형견을 보기 위한 것이라는 명목이지만 사실상 피해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감시한 것이다.
가해자와 아내 등 공범들은 A씨가 숨지자 7시간 후에 119에 신고를 했고, 그사이에 사무실에 설치된 CCTV 3대와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의 CCTV 2대, 피해자 집의 CCTV까지 없애거나 메모리카드를 숨겨 증거인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공범들도 단독으로 피해자를 때리는 등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평소에도 가해자가 직원들에 대한 폭행이 잦았으며 특히 피해자에 대한 폭행이 심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교통사고가 발생하거나 지각, 다른 사설응급차량에 의뢰를 빼겼을 경우에도 시말서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이유로 월급을 감액하거나 협박을 하며 폭행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가해자 시말서를 수백장이나 쌓아놓고 보여주며 폭행과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은 이같은 가해자의 갑질에 못이겨 야반도주하듯 떠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일반직원의 월급이 250만원 가량 되지만 사고비 등을 각종 명목을 제하고 월급이 50만원이었다는 증언이 있어 임금체불 등 불평등한 고용계약 관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또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는 구속된 가해자에 대한 살인 혐의 적용을 신중하게 검토중이다. 12시간의 심한 폭행에 이어 7시간 동안 사무실 바닥에 누워있는 피해자를 방치한 점 등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가능성을 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용주와 직원의 일반적인 관계와는 분명히 다르다"며 "평소에 실수가 잦은 피해자에 대한 폭행이나 갑질이 유난히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해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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