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급하니까 '막 풀자'?"..'이재명 제안' 작심 비판

김원철 2021. 1. 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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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 국민에게, 지역 화폐로 돈을 풀자’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안을 공개 거절했다. 정 총리는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등 강경한 발언으로 이 지사의 제안을 비판했다. 이 지사의 ‘지역 화폐 지급’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야 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님의 말씀에 부쳐’라는 글을 올려 “저의 신년 인터뷰에 대해 주신 말씀 감사드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생회복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일에 대해서 좀 더 깊이 토의해보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총리의 언론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면서 “‘재정건전성 보다 민생이 중요하다’는 총리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적었다. 같은 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기획재정부에 “1차 재난지원금처럼 과감한 재정 정책을 통해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4일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을 제공한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아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 총리는 이 지사의 이런 제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총리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 지급’ 주장에 대해 정 총리는 “인터뷰에서 밝힌 바처럼 재정건정성보다 중요한 게 민생이라고 생각한다. 민생이 무너지면 다 무너지고, 어떠한 경제지표도 민생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면서도 “코로나가 주는 ‘고통의 무게’는 절대 평등하지 않다. 정부는 고통에 비례해 지원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앞에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을 때”라며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정부 지원금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자는 이 지사의 제안에 대해서도 “정부가 투입한 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소비돼야 한다”며 “이런 효과는 기존의 방식대로 신용카드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지급해도 아무 문제 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지역 화폐는 해당 지역민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는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해야 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이재명 지사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말씀에 공감…개발독재시대 도그마 벗어야 '재정건전성 보다 민생이 중요하다'는 총리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재정건전성의 척도가 GDP 대비 부채의 비율이기에 적극적 재정지출로 GDP를 방어하지 않으면 약도 안쓰고 병이 악화되기만 기다리는 격이라는 사실을 부연드립니다. 세계경제도,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정책 패러다임도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엔 개발독재시대의 도그마에 사로잡혀 옛 방식만 고집하는 경제관료들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 경제는 코로나 이전부터도 종래의 재벌주도 수출중심 거시경제정책 운용이 한계에 달했다는 콘센서스가 있었습니다. 고성장 시대에 유효했던 공급자 중심의 지원 정책이, 거의 무한대의 공급역량과 수요부족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 시점엔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코로나 대유행이 갑작스런 소비침체를 불러온 상황에서 정부는 확장재정으로 가계 소득을 지원하는 동시에 이전소득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보편적 재난기본소득의 지역화폐 지급에 나서야 합니다. 자식들은 굶주림으로 쓰러져가는데 부모가 계산기나 두드리고 있는 것이 말이 안됩니다. 이른바 '핀셋지원'도 필요합니다만 이는 긴급 복지정책일 뿐, 정부의 거듭되는 재정 지출이 '밑빠진 독 물붓기'가 아니라 진짜 경제방역이자 경제회복의 마중물이 되려면 재정 지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통한 보편지급이 답입니다.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을 다시금 요청드립니다

▶바로 가기: 이재명, 또 홍남기 저격 “국민 삶 외면한 ‘곳간지킴이’…뿌듯하냐”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9753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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