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홍명보 신임 감독 "승점 6점짜리 전북 잡고 우승"

[스포츠경향]

홍명보 감독 비대면 기자회견 캡처

울산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52)의 출사표의 핵심은 팬들이 갈망하는 우승이었다.

홍 감독은 7일 울산의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목표를 묻는다면 당연히 우승”이라면서 “울산 감독 부임과 함께 우승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고 활짝 웃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주장’으로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홍 감독은 지도자로 20세 이하 축구대표팀과 올림픽팀 그리고 축구대표팀, 항저우 뤼청(중국)을 누볐다. 홍 감독이 K리그 지휘봉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감독은 “감독으로 K리그 무대에 서는 일이 끝내지 못한 숙제처럼 남아 간절함이 있었다”면서 “과거 내가 2014 브라질월드컵을 마치고 감독직을 내려놓는 자리에서 의도에 상관없이 팬들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지만 난 축구인으로 K리그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올해 목표를 우승이라고 천명한 것처럼 울산은 K리그 우승에 목마른 팀이다. 2005년 K리그 정상에 오른 이래 16년간 우승이 없을 뿐만 아니라 2019년과 2020년에는 연거푸 준우승에 머물렀다.

홍 감독은 “이제는 팬들의 갈망에 답을 해야 한다”면서 “올해 울산을 제외한 11개 모든 팀을 상대할 때마다 결승전이자 살얼음판을 걷는 경기라는 생각으로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약속한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려면 현대가의 라이벌인 전북을 넘어야 한다. 전북과의 맞대결을 두고는 “승점 6점짜리 경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울산이 지난해 전북보다 패배가 적었지만 맞대결을 승리하지 못해 우승을 놓쳤다. 올해는 전북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이 전북을 넘어서기 위한 첫 걸음은 역시 전력 보강이다. 젊고 재능있는 20대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는 홍 감독은 “현대 축구의 흐름을 살펴보면 뛰어난 선수들을 데려와 강한 팀을 완성할 때 우승에 가까워진다. 울산도 그 부분에 강점이 있지만, 전북은 10년 전부터 그런 기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눈앞의 우승만큼이나 계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울산은 유소년 육성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 선수들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보완점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 울산은 승부처에서 일치된 방향으로 팀이 가는 데 있어서 전북보다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무엇보다 이기려는 의지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선수들과 대화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과거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낼 당시 ‘한 팀, 한 정신, 한 골’이라는 슬로건으로 선수들을 묶었다. 울산에서도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홍 감독은 “선수의 개성은 살리면서 헌신과 희생을 하면 보상과 격려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서로가 배려한다면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