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대통령들, 의회 점거 일제 비난 "트럼프가 선동"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전직 대통령들이 6일(현지시간) 발생한 사상 초유의 의회 점거 사태를 일제히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인 로라 여사와 공동 성명을 내고 "의사당에서 발생한 대혼란은 끔찍하고 가슴 아픈 광경"이라고 말했다. 부시 부부는 "이는 우리 민주 공화국이 아니라 (해외 원조의 의존하는) '바나나 공화국'에서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이라며 "선거 이후 일부 정치 지도자의 무모한 행동과 오늘 보여준 우리 제도와 전통, 사법 집행에 대한 존중 결여에 경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짓된 희망에 가득 찬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폭동은 미국의 명성에 심각한 손상을 가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법치를 지지하는 것은 모든 애국시민의 기본적인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합법적인 선거 결과를 두고 근거 없는 거짓말을 이어온 현직 대통령에 의해 선동된 오늘 의사당내 폭력을 역사는 당연히 우리나라에 대단히 명예롭지 못하고 수치스러운 순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두 달과 한 정당과 그를 따르는 언론 생태계는 추종자에게 대선 결과의 진실을 말하는 것은 너무나 꺼렸다"며 "그들의 환상 같은 얘기는 점점 더 현실과 멀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미 의회에서 진행되는 대선 결과 인증 회의에 앞서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 모인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한 뒤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지지자들은 집회 이후 국회의사당으로 행진해 시위를 벌이다 결국 의회 안으로 난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시위대 난입장면을 TV 화면으로 지켜보다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대피한 이후 약 90분이 지난 다음에 시위대의 해산을 촉구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날 트럼프는 “시위대가 매우 특별하다”면서도 “여러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가져야 하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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