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린지 그레이엄 "바이든 승리 인정"

공화당 "의회 난입 사태 쓰레기같은 일"..상원, 애리조나주 선거인단 투표 유효투표로 인증

/사진=AFP

"할만큼 했다(Enough is enough). 엄청난 여정이었다. 이제 나를 빼달라."

도널드 트럼프 최측근으로 불리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진)이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차기 대통령으로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선언 및 소송전을 처음부터 지원하겠다고 나선 정치적 동반자다. 소송 비용을 일부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그도 이제는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해야한다는 의미의 발언을 한 것.

이날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을 거부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공격적인 개념'"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바이든 당선자를 차기 대통령으로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오랜 기간 여정을 같이 했다. 나는 그와의 여정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면서도 "오늘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제 나를 빼달라, 할만큼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펜스 부통령을 향해 "모두가 당신을 믿고 있다. 당신이 헌법에 맞는 일을 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바이든 당선인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한 발언은 상원 원내에서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편 이날 미국 헌정 사상 최악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지켜본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바나나공화국에서나 일어나는 쓰레기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바나나공화국은 바나나 등 1차 상품의 수출에 의존하면서 부패 등으로 인한 정국불안을 겪는 중남미의 나라들을 비꼬아 부르는 말이다.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이 폭도들을 조직하고, 대통령이 폭도들을 선동하고, 폭도들에게 연설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이 불을 붙인 것이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웠던 의원들도 전무후무한 폭력사태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하원의원은 "우리는 지금 미국 의사당에서 절대적으로 바나나 공화국에서 보는 쓰레기같은 일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이것을 중지시켜야 한다"고 트윗을 올렸다.

미국 상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애리조나 주의 선거인단 투표를 유효 투표로 인증했다. 상원은 이날 애리조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할지 여부에 대해 표결을 실시해 찬성 93명, 반대 6명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의회는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지난달 14일 주별로 실시된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당선인을 확정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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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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