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출항] 홍명보, "과거 K리그 비하 발언 진심으로 죄송하다"

이현민 2021. 1. 7. 14: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이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울산은 7일 오후 1시 30분 울산 동구 클럽하우스에서 홍명보 감독의 랜선 기자회견을 가졌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오프라인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수 없어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울산은 홍명보 감독의 취임식을 간소하게 열었다. 울산 김광국 단장이 홍명보 감독에게 머플러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어 울산의 제11대 감독으로 선임된 걸 기념해 '등번호 11번 유니폼'을 증정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24일 울산의 제11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울산은 지난 시즌 K리그1과 FA컵에서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11월과 12월에 걸쳐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서 우승컵을 품었다. 2012년 이후 8년 만에 정상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의 명성을 드높였다. 이후 김도훈 감독과 결별한 울산은 한국 축구 레전드 홍명보 감독을 수장으로 앉혔다.

7일 클럽하우스에서 기자회견에 응한 그는 “처음으로 울산 팬들에게 인사드리는 자리다. 팬들과 대면했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현장에 돌아와 팬들을 만날 수 있어 기대된다.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울산이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4년 만에 지도자 복귀다. 울산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관해 “감독, 행정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마음 한 켠에는 K리그 감독을 생각하고 있었다. 축구협회 전무로 행정가 임무를 수행할 때 '어떤 감독 제안이 와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3년 동안 열심히 하니 임무가 끝났다. 오늘 정몽규 회장님 체제에서 3선 새 집행부가 가동된다. 새롭게 출발하는데 잘되길 바란다. 선수 시절 함께 했던 후배들과 K리그에서 멋진 경쟁을 해보고 싶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션은 명확하다. 울산은 2005년 이후 K리그 우승 트로피가 없다. 최근 두 시즌 동안 1강인 전북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 잡았으나 결정적 순간에 미끄러지며 고배를 마셨다. 홍명보 감독은 ‘16년 만에 리그 우승’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앞서 세계 최고 클럽을 가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한다. 홍명보 감독의 첫 시험대다.

우선 숙원인 리그 우승에 관해 “최근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면 퀄리티 있는 선수들로 강한 스쿼드로 만드는 추세다. 물론 레스터 시티처럼 예상을 깨는 팀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나은 선수를 모아 리그를 준비하고 이어간다. 울산은 2년 동안 훌륭한 선수들을 모았다. 준우승을 했다고 해서 그 과정이 물거품이 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구단과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울산이 못 넘은 건 전북이다. 10년 전부터 좋은 선수들을 모았다. 전북은 K리그를 선도해가는 명문 팀이다. 2년 동안 울산이 정책적으로 잘 만들어서 울산과 전북이 마지막까지 경쟁하고 있다. 이 자체만으로 울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중요한 고비에서 우리가 이기지 못한 건 큰 한이라 할 수 있다. 승부처에서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일치된 목표를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점이 전북보다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내가 이 순간부터 선수들과 만들어가야 한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프로 선수의 가치와 책임감을 심어주겠다”고 다짐했다.

클럽 월드컵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은 “현재 선수단 구성이 진행돼 가고 있다. ACL에 임했던 선수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휴식이 필요해 일주일 정도 휴가를 더 줬다. 시즌을 준비하는데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지만, 대한민국과 아시아 대표로 참가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대회 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일본 같은 경우 자가격리 간 별도 훈련을 하는 등 행정적 보조가 이뤄졌다. 다가올 K리그를 위해 행정적 보조가 이뤄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최선을 다할 뜻을 내비쳤다.

다소 논란이 될 만한 질문도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후 사퇴 기자회견에서 K리그 선수들을 향해 ‘B급 발언’을 했다. 당시 큰 논란이 있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사임하는 자리에서 나온 것 같은데, K리그를 비하할만한 여유와 이유가 없었다. 나의 발언이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줬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나는 K리그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지금까지 아시아를 선도하는 리그를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축구인으로서 K리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갖고 있다. 당시 발언으로 실망하셨을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울산 감독으로 어떤 진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드리겠다”며 속죄와 더불어 지도자로서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취재문의 sportal@sportalkorea.co.kr |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