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홍콩 민주인사 대거 검거에 "중국이 약속 파기"
[경향신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홍콩 경찰이 범민주진영 인사 53명을 무더기 체포한 데 대해 “중국이 약속을 파기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차이 총통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대규모 체포를 언급하며 “엄동설한의 스산한 분위기가 다시 한번 홍콩에 얼마 남지 않은 자유 민주마저 좌절시켜버렸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개혁개방 이래 국제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소위 패권이나 세력 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각종 국제기구 가치와 규칙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상기한 뒤 “중국이 약속을 지킬 성의가 있는지 국제 사회의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회의를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규모 체포에 대해 “중국이 50년간 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파기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50년간 변하기 않겠다는 약속’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의미한다. 일국양제는 1997년 홍콩의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지만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 것을 가리킨다.
차이 총통은 “민주 진영의 최일선에 있는 대만은 중국 정부가 언급한 약속의 신뢰가 부족하고 홍콩의 자유에 대해 탄압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대만)는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보편적 가치를 위해 더 용감히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콩에서 미세하게 남아있는 자유의 공기가 사라지지 않도록 전 세계의 민주 진영이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서방 주요국도 이날 홍콩 경찰의 범민주진영 인사 체포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홍콩의 권리와 자유에 심각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라브 장관은 “영국은 홍콩인들에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며 영국에서 거주하고 일할 권리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날 성명에서 “언론인들과 민주 인사들이 지난 수개월간 겪어온 압박에 이어 이번 사태까지 벌어짐에 따라 홍콩 기본법에 나온 대로 민주적인 의사표현이 가능한지 의문을 품게 한다”고 말했다.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이들 체포는 홍콩법을 무시하는 조치이며 일국양제 기본 정신이 더 흐릿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중국은 홍콩인들과 국제 사회와 한 약속에서 더 벗어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홍콩을 존중하며 의무를 다하고 홍콩기본법에 나오는 법치주의를 준수하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홍콩 경찰은 6일 오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현직 구의회 의원과 전직 입법회(의회) 의원 등 53명을 체포했다. 지난해 6월 30일 홍콩보안법 도입 이후 단일 검거로는 최대 규모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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