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 새차부터 중고차까지, 車 업계 '냄새 케어' 확대일로

박진형 2021. 1. 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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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브랜드뿐 아니라 중고차까지 차량 냄새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 실내에 사용된 가죽과 페인트 등 각종 화학 물질에서 나는 악취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이제는 고유의 향기로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단계로 한발 더 나아갔다. 사진은 오토플러스 리본카의 냄새케어 인증마크.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가용 이용이 늘고 차박 열풍이 불며,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일상 생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차량 실내 냄새까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탑승 후 처음 접하게 되는 차량의 실내 냄새는 차에 대한 첫 느낌을 좌우하는 주요 포인트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내부적으로 '후각 팀(nose team)'을 구성해 자동차 개발 단계부터 '새 차 냄새'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우디는 1985년부터 독립 부서로 운영 중인 '후각 팀'을 통해 차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철저하게 잡아낸다. 후각 팀은 신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설계에 관여하며, 부품과 소재를 선정할 때 냄새에 대한 조사를 먼저 진행한다. 차량의 인테리어 부품 500여 종을 사람 코와 같은 기능을 가진 측정 장치로 분석하고, 건강에 해로운 성분이 있는지 가려낸다.

메르세데스-벤츠도 1만 가지의 향을 구분할 수 있는 전문가들로 후각 팀을 꾸려 차에서 나는 향기를 관리하고 있다. 1992년 자체 개발한 냄새 테스트와 냄새 기준도 갖추고 있다. 후각 팀 전문가는 자동차 각 부품 냄새를 직접 맡아가며 모델에 알맞은 향기를 구상한다.

포드는 지난 2018년 새 차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를 제거하는 기술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다. '태양광 살균'에서 영감을 얻은 기술로 새 차 냄새를 없애기 위해 실내를 가열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 새 차를 공장에서 출하하기 전에 내부 시트에 브랜드 향을 뿌린다.

코로나19와 미세먼지로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차량 내 공기를 청정하고 쾌적하게 유지하는 기술도 하루가 다루게 진일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내부 공기 질을 개선하는 공조기술 '퀄리티 에어'를 개발했다. 특히 퀄리티 에어에 포함된 '애프터 블로우'는 에어컨 냄새를 줄여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한다. 운전자가 시동을 끄면 블로워 모터를 작동시켜 증발기와 공기 통로에 남은 수분을 10분간 건조해 곰팡이 번식을 방지한다.

BMW 뉴 7시리즈의 옵션 사양인 '앰비언트 에어 패키지'는 공기를 이온화하고 고객이 선택한 8가지 향기를 방출한다. 모든 기능은 에어컨디셔너 컨트롤 콘솔이나 iDrive 메뉴에서 조작 가능하다. 향기의 강도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8개 향 중 2개 향까지 동시에 적용 가능하다.

르노삼성차는 차 내부에 향기를 은은하게 퍼지게 해주는 옵션 사양인 '퍼퓸 디퓨저'를 2세대 SM5와 SM7을 통해 선보인 바 있다. XM3에는 질소산화물과 일산화질소〃이산화질소 같은 유해물질을 차단하는 에어 퀄리티 센서를 넣었다.

'냄새와의 전쟁'은 비단 신차의 영역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중고차부터 공유 모빌리티 기업까지 실내 냄새를 철저히 개선해 새 차 못지않은 쾌적함으로 소비자 사로잡기에 나섰다.

오토플러스의 리본카는 국내 중고차 업계 최초로 '냄새 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조향사 자격증을 취득한 향 전문가가 직접 냄새 측정하고 개선 공정에 관여한다. 입고된 모든 차량의 실내 냄새를 직접 확인하며 기계로 잡을 수 없는 미세한 냄새까지 꼼꼼히 체크한다.

향 전문가는 정밀 측정 장비로 실내 냄새를 측정해 5가지 등급으로 차량을 분류한다. 리본카는 1~3등급에 해당하는 양질의 차량만 판매한다. 1차 검수를 통해 선별된 1~3등급의 차량은 에바포레이터 항균〃에어덕트 살균〃실내 탈취 등의 공기정화 솔루션을 거친다.

승차 공유 서비스 파파도 전 차량에 공기청정 헤파필터를 장착하는 것은 물론 자스민꽃에서 추출한 파파 디퓨저를 개발하는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마카롱택시는 차량 내부에 전용 디퓨저를 놓고 '냄새 없는 택시'라는 이미지로 기존 택시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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