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침 식사는 중요한 동상 예방법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2021. 1. 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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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중 동상일 때는 녹이지 말고 그 상태로 병원에 가야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수은주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짐에 따라 동상이 우려되는 시기다. 동상은 낮은 기온에 몸이 노출됐을 때 조직액이 얼면서 생긴 얼음 결정이 세포를 손상하거나 조직 혈관의 과도한 수축이 발생해 조직으로 혈류가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동상은 흔히 기온이 크게 떨어질 때만이 아니라 영상의 기온에서도 발생한다. 풍속, 습기, 보온상태, 노출 시간, 고도, 노출 부위 등도 동상에 영향을 미친다. 동맥경화, 당뇨병, 심부전증 등 기저질환과 나쁜 영양 상태에서도 동상이 쉽게 생긴다. 초속 30m의 바람이 부는 영하 7도의 환경이 바람 없는 영하 40도보다 더 심한 동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쉬운 동상 예방법은 체온 유지다. 귀마개, 장갑, 털신 등으로 동상이 걸리기 쉬운 부위를 보호하는 것이다. 특히 손가락, 발가락, 귓불 등 신체 말단 부위는 노출이 심하고 혈류량이 적다. 건조한 옷도 동상 예방에 필요하다. 같은 온도에서도 습도가 높으면 열전도율이 높아 동상이 쉽게 발생한다. 땀이 젖어 축축한 양말, 장갑, 내의는 즉시 마른 것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정재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따뜻한 국을 곁들인 아침을 든든히 먹고 외부로 나서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신체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이 충분히 공급되면 같은 추위에 노출돼도 더 잘 견딜 수 있다. 동상에 걸리기 쉬운 기저질환 환자에게는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또 다른 예방법은 운동이다. 운동하면 체온이 올라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 공급이 증가한다. 주의할 점은 땀이 나서 옷이 젖으면 열전도율이 증가하고, 장기간 운동으로 영양소가 소진되면 오히려 해롭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추운 환경에서 계속 움직이면서 신속히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과거 20세기 중반까지 동상 치료법은 동상 부위를 얼음으로 문지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조직을 더 심하게 손상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로 밝혀졌다. 현재의 동상 치료법은 동상 부위를 빨리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특정 부위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은 외부에서 직접 가온하는 방식과 혈관을 통해 신체 내부에서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 있다. 

외부 가온 방법은 40~42도의 물에 동상 부위를 담그는 것이다. 동상 부위를 빨리 데우기 위해서 너무 뜨거운 물에 담그면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 피해야 할 것은 화롯불과 히터의 복사열에 직접 쬐어 손발을 녹이는 행동이다. 건조한 열은 조직 내부로 쉽게 전달이 안 되기도 하고 복사열은 온도가 아주 높아 화상을 입기 쉽다. 정 교수는 "일단 따뜻하게 가온하고 건조시킨 후 보온을 잘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 산행 중 발생한 동상처럼 대피까지 오래 걸리면 일시적으로 따뜻하게 녹여도 다시 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녹였다 얼었다를 반복하면 통증도 심하고 조직이 더욱 손상되기 때문에 차라리 동상 부위를 녹이지 말고 동상 입은 상태 그대로 병원에 가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동상에 걸린 사람은 대개 탈수가 심하다. 따라서 따뜻한 차나 우유를 충분히 마셔 수분과 영양 공급을 충분히 해주면 동상 부위 주변 조직으로 혈류량을 증가 시켜 도움이 된다. 몸을 따뜻하게 만든다고 술을 마시면 열이 발생하면서 본인은 따뜻하다고 느끼지만, 피부혈관이 확장되면서 체내 열을 빠르게 빼앗겨 저체온이 조장된다. 또 술에 취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추위를 방어하는 판단능력이 떨어진다. 흡연은 혈관 수축을 일으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상에 걸렸을 때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 

정 교수는 "동상으로 발생한 물집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출혈성 물집이 생겼을 때 손을 대면 조직 손상이 심해지므로 절대로 터뜨려서는 안 된다. 동상에 도움이 되는 약제로 염증반응 억제 효과가 있는 알로에 크림이 있다. 항생제 사용이나 진통제의 사용은 병원에서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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