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카카오..디지털 보험사 판도 바뀌나

황원영 2021. 1. 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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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29일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올해 하반기 최종 승인과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팩트 DB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하반기 정식 출범

[더팩트│황원영 기자]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첨단기술 접목) 기반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보험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서겠다."

카카오가 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ICT(정보통신기술)와 보험이 결합한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손보사)다.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약 45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과 언택트(Untact·비대면)로 불리는 시대적 변화도 등에 업었다. 디지털 보험사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29일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올해 하반기 최종 승인과 출범을 목표로 예비인가 승인·법인 설립·본허가 승인 등 행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보험 상품 생산자로서 사용자 니즈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왔다"며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고,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서비스들과 연계된 상품을 개발하며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카카오는 삼성화재와 합작으로 디지털 손보사를 설립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시장 진입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결별했다.

카카오는 독자적으로 손보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인재 영입과 전산시스템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고,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인 인바이유를 인수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손보사를 통해 인슈어테크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한 생활 밀착형 보험을 선보이면서 보험시장의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카카오뿐 아니다. 네이버와 토스 등도 보험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NF보험서비스를 설립했다. 손보사들과 논의 중이던 자동차보험 판매 계약이 수수료 논란으로 중단된 후 소상공인 대상으로 의무보험 안내 서비스를 선보였다. 추후 보험 판매나 가격 비교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NF보험서비스를 설립했다. /더팩트 DB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를 운영 중인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보험법인대리점(GA) 성격의 토스인슈어런스를 출범했다. 토스 앱 내 보험 조회 서비스를 통해 보험내역을 확인하고 보험분석매니저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업계는 카카오, 네이버 등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이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경우 보험시장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보험사들의 디지털 진출이 지지부진한 반면, 양사는 수년간 디지털 비즈니스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용자가 수천 만명에 이르는 유통 플랫폼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보험 산업에 접목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디지털 손보사는 캐롯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있다. 두 회사 모두 보험사 주도로 설립됐다. 한화손해보험·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이 공동 설립한 캐롯손해보험은 퍼마일자동차 등 신개념 서비스로 시장 확대에 나섰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더케이손보에서 간판을 바꿔 단 뒤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대면업무를 중심으로 해왔던 보험사인 만큼 단숨에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 확장과 데이터 축적 등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빅테크 기업은 기존 보험사와 달리 이미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가입자·디지털 시스템 등을 활용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다. 자사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온라인을 통한 사업에 강점이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도 양사 보험업 진출에 날개를 달아 줄 전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여러 금융회사와 공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소비자의 신용정보(금융 상품 가입 내역, 자산 내역 등)를 한곳으로 모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네이버·카카오 모두 마이데이터를 접목한 보험 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자사 플랫폼으로 쌓아온 빅데이터를 활용해 1대1 고객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의 패러다임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카카오페이 등의 진출은 기존 보험사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며 "다만 보험산업은 상품 경쟁력과 전문성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이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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