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전쟁의 공포'가 평화를 만든다
조너선 홀스래그 지음, 북트리거 펴냄
로마 제국 역사 절반·中은 1,100년간 전쟁
권력·교역·종교 갈등이 죽음·희생 내몰아
욕망 가득한 인간에게 영원한 행복 쉽잖아
삶 파괴하는 고통 두려워해야 평화도 지속
조너선 홀스래그 브뤼셀 자유대학 국제정치학 교수는 그의 저서 ‘권력 쟁탈 3,000년’을 통해 이 물음에 답한다. 기원전 1,000년부터 21세기 초까지 3,000년 간 시대와 지역을 가로질러 반복돼온 전쟁의 패턴을 정리한 이 책은 인간이 어떤 이유로 전쟁의 길을 선택했는지 알려주는 동시에 평화는 결코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님을 강조한다.
책은 250년 단위로 역사를 나누되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각 시기마다 가장 중요했던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지역 선정은 인구 규모와 병력,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 증가 등 역사적 증거에 기초했다.
전쟁이 벌어지는 또 다른 원인은 ‘안보’에 있다. 한 나라가 직접적인 공격을 감행하지 않더라도 안보 태세를 강화하면 이웃 국가는 불안을 느낀다. 특히 현재처럼 국경이 명확하지 않던 시대에는 불안감이 더 컸다. 결국 이 과정에서 긴장이 증폭하다 폭발하면 전쟁이 시작됐다.
교역로 장악을 통해 수익을 독차지하려는 욕망도 전쟁을 야기했다. 파르티아 제국, 쿠샨 제국, 흉노 연합국 등은 실크로드를 차지하기 위해 피의 전쟁을 치렀다. 바닷길에서도 싸움은 수시로 벌어졌다. 동남아시아 촐라 왕국은 인도양 끄라 지협을 차지하기 위해 스리위지야 왕국으로 쳐들어갔다.
전쟁을 막는 이상적이고 명확한 방법은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과 공포의 작동 패턴을 보면 전쟁은 계속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동서고금 상관 없이 드러난 전쟁의 반복적 원인을 제대로 인지하고,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겪는 고통을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평화의 시대를 조금 더 길게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게 저자의 바람이다. 3만7,0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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