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사망 절반 차지하는 '조산'..자궁수축 미리 탐지해 막는다

김승준 기자,손인해 기자 2021. 1.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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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이수현 박사 연구팀 개발..임상 완료까지 5년 예상
자궁경부에 도넛 형태의 실리콘 기구 끼워 전기자극으로 억제
제작된 도넛 형태의 자궁 수축 탐지 전자약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2021.01.06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손인해 기자 = 신생아 사망의 절반을 차지하고 태어난 영아의 발달장애나 호흡기 합병증 등 추후 장애를 부르는 '조산' 징후를 조기에 탐지해 의료진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수현 뇌과학연구소 박사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의 안기훈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조산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전체 출생률·출산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노산이 늘어나면서 조산은 7년 연속 증가, 전체 12.7%를 차지하고 있다. 조산은 임신 20주부터 36주 6일 사이에 아이를 낳는 것을 말한다. 정상적인 임신 기간은 40주다. 조산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자궁 수축 억제제와 같은 약물 치료제 투입 외에는 다른 치료법이 적은 상황이다. 약물은 부작용 우려가 높고 24~48시간 주기로 맞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일반적으로 조산은 자연적인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궁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증상이 공통으로 나타난다.

자궁경부에 도넛 형태의 실리콘 기구를 끼워 자궁 수축을 감지하고 신경 다발의 전기 자극을 통해 억제하는 이번 기술은 특히 조산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안기훈 교수는 6일 오전 열린 비대면 기자브리핑에서 "임신부가 이상한 자궁 수축이 일어나는 것을 느낄 정도가 되면 늦는다. 미리 자궁수축을 예측할 수 있다면 예후가 좋을 수 있다. 자궁 수축 현상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현 박사는 "부정맥 치료나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을 치료하는 신경자극 치료법이 있지만, (치료 기기를) 수술을 통해 몸 안에 이식해야 한다"며 "임산부는 이러한 이식 수술을 할 수 없어 도넛 형태로 자궁 경부에서 자궁 수축을 감지하는 형태로 기술을 개발했다. 궁극적으로는 스마트폰에서 자궁수축 모니터링하게 되고 필요 이상으로 (자궁이) 수축되면 전기 자극을 통해서 억제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한 신경 전극은 자궁의 수축 신호를 감지한 후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전기신호를 발생시킬 수 있어서 교감신경의 자극을 받으면 자궁 내 근육이 이완돼 자궁의 수축을 억제할 수 있는 전자약으로 기능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전자약을 조산 쥐와 돼지 모델에서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그 안전성 및 기능을 검증한 결과, 전자약을 통해 발생시킨 전기자극으로 자궁 수축 현상을 지연 및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임신한 돼지의 자궁경부에 삽입된 전자약을 이용한 무선 자궁 수축신호 기록 및 전기자극을 통한 자궁 수축 지연·억제 실험 개념도. 전자약에 연결된 송신기를 돼지의 등에 별도로 부착하여 자궁 수축 신호를 측정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2021.01.06 /뉴스1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진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임상 시험이 이뤄지지 않은 전임상 단계로, 돼지 실험까지 진행됐다. 현재 임상 계획은 세워진 상태로, 연구진은 임상에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았다. 임상 전 행정 등을 감안하면 임상을 마치는 데는 5년이 걸릴 전망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3년 동안 상용화를 위해 Δ사람마다 다른 자궁 경부 크기에 맞춘 대·중·소 기기 개발 Δ안정적 데이터 확보 Δ전자파 테스트 Δ생체 적합성 테스트 등을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개발된 도넛 형태의 전자약은 기존의 화학적 약물 기반의 치료법이 아닌 전기자극을 이용하여 자궁의 수축을 억제하는 치료기기로서 신개념의 의료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KIST와 고려대 안암병원의 중개연구센터 사업으로 시작된 본 연구는 향후 범부처 의료기기 사업과 같은 정부 지원을 받아 임상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화학적 약물이 아닌 전기적 신경 자극을 통한 치료를 하는 전자약은 새로운 의료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 개발이 현행법상 불법인 '원격 진료' 이슈는 없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이 산모의 조산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아닌 산모가 스마트폰에 나타나는 경고 신호를 보고 병원을 방문해 추가 진단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란 취지다.

한 명의 산모가 임신 기간 내내 기구를 사용할 때 가격은 200만원 가량으로 책정했다.

안기훈 교수는 "조산으로 입원한 산모를 예로 들면 한 달에 2500만원 비용을 중간 정산하고,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는 치료비를 제외하고 하루 입원비만 30~50만원"이라며 "10년 전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 조산으로 인해 태어난 아이의 합병증 등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26조원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와 고려대안암병원 중계연구센터(TRC- Translational Research Center) 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학술지인 '전기 전자 기술자 협회-신경 시스템 및 재활 공학 기술 회보'(IEEE-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최신 호에 게재됐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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