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CEO 신화'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사임.."비정규직 제로 일등공신"

이주현 기자 2021. 1. 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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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오너 출신 중 유통업체 최초 여성 CEO '화제의 인물'
2021 사업전략 최종승인 완료.."경영공백 우려 없어"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 뉴스1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유통업계 최초의 '주부 CEO'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사임한다. 취임 3년3개월 만이다.

임일순 대표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친화력으로 노조와의 관계를 회복시킨 것과 동시에 높은 업무 집중력과 카리스마로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미래 유통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임 대표의 자질과 성과를 높이 평가해 사임을 수차례 만류했지만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하고 의사를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 지난해 하반기 사임 의사 표명…이달 중순께 퇴임 전망

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대표는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구체적 사임 날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사업전략에 대한 최종승인일에 맞춰 사임일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져 이달 중순으로 예상된다.

임 사장의 사임에 홈플러스는 각 사업부문장을 중심으로 완성된 2021년 사업전략 실행에 경영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과 경험을 갖춘 다수의 후보들과 접촉하고 있다.

임 대표는 1998년부터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등에서 재무부문장(CFO)을 맡으며 유통업계 이력을 쌓아 온 인물이다. 2015년 11월 재무부문장(CFO, 부사장)으로 홈플러스와 인연을 맺었으며, 2년 뒤인 2017년 5월 경영지원부문장(COO, 수석부사장)을 거쳐 같은해 10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임 대표는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오너가를 제외한 인물 중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임 대표는 여성으로서 섬세함도 있지만 높은 업무 집중력과 카리스마를 소유한 '걸크러시'로도 정평이 났다. 강한 열정은 물론 직원과 스킨십 기회도 자주 갖는 등 소통 능력도 뛰어나다.

재임기간 중 국내 산업계의 '비정규직 제로(zero)'의 첫 걸음을 뗀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CEO 임명 2년 만인 2019년 7월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사람중심의 고용문화를 주도했다. 당시 홈플러스 임직원 2만3000여명 중 정규직 비중은 99%(2만2900명)를 기록했으며,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근로자는 1%(228명)에 불과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파트너사 초청 콘퍼런스'(2018 Partner Conference)에서 협력사 대표들에게 홈플러스의 비전 및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News1

◇ 오프라인 중심 사업구조 벗어나 '올라인 미래유통기업' 전환

임 사장은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대형마트 중심의 홈플러스를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All-Line) 미래유통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효율화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으며 대형마트 내 입점된 테넌트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몰 '코너스'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근린 포맷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신선식품과 간편식, 먹거리 중심의 고객친화 포맷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오프라인 전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전략화했으며, 온라인 수요가 높은 일부 지역에는 오프라인 점포 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를 조성하며 급증하는 온라인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또 사업의 방향성뿐만 아니라 체질 개선에도 현격한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 사장은 거버넌스(Governance)와 윤리적 준거 지표를 끌어올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사업 투명성을 확보했다. 상품의 차별화를 위해 신선식품에 대한 질적 향상과 유지, 글로벌 소싱에 기반한 PB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유통경영에 박차를 가하고자 전방위적인 데이터 인프라를 3년에 걸쳐 구축했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임 사장은 유통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고 전략과 실행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으로서 홈플러스를 미래 유통기업으로 탈바꿈 시켰다"며 "CEO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미 2021년 전반적인 사업전략과 방향까지 완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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