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난입에 놀란 공화당 선긋기.."미쳤다. 쿠데타. 테러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 절차를 저지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공화당과 ‘친(親)트럼프’ 진영 인사들도 일제히 폭력 시위를 규탄했습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초유의 사태로 역풍을 맞을까 봐 과격 시위대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현지시간으로 6일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이의를 제기한 공화당 소속 의원들마저 난동 직후 트위터를 통해 잇따라 선 긋기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합동회의 초반 애리조나주 선거 결과 인증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의사당 난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크루즈 의원은 “헌법은 평화시위를 보장하지만, 좌파 또는 우파의 폭력은 항상 틀렸다”며 “폭력에 가담한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대의명분을 해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친트럼프 성향 마이크 갤러거(위스콘신) 하원의원도 CNN방송에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을 가리켜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갤러거 의원은 “내가 2007년과 2008년 이라크에 파병됐을 때 이후로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며 “중국 공산당이 편안히 앉아 웃고 있을 것”이라고 개탄했습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에 이어 일부 공화당 의원들에게서도 이번 폭력사태가 정권전복 시도에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앙숙으로 꼽히는 밋 롬니(유타)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사태는 오늘 대통령이 유발한 것”이라며 “반란 사태”라고 맹비난했습니다.

롬니 의원은 “한 이기적인 인간의 상처받은 자존심과 그 인간이 지난 두 달 동안 고의로 퍼뜨린 허위정보를 전달받은 추종자들의 분노가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태는 쿠데타 시도”라고 규정했습니다.

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미국 상원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배, 폭도, 위협 때문에 상원을 비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폭력 시위대를 향해 더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었습니다.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라인스 프리버스는 트위터에 “이 사람들 중 다수는 국내 테러리스트일 뿐”이라면서 “이들은 애국주의와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범죄자이자 사고뭉치”라고 규정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나는 많은 국가를 (미국의 외교 수장으로서) 방문하면서 사람이라면 모두 자기 신념이나 명분을 위해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항상 지지했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유지하는 임무를 맡은 이들을 포함해 다른 이들에 대한 폭력은 국내외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무법과 폭동은 여기에서든 세계에서든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leedo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