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한.일 홈런 합산? 의미 없는 일이다" 왜?

정철우 2021. 1. 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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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장훈씨가 또 한 번 일본 프로야구계를 향해 독설을 남겼다. 미.일 통산 최다 안타로 대접 하고 있는 이치로에 대한 것이었다.

장훈씨는 "이치로의 미.일 통산 안타를 인정하는 것은 일본 언론 뿐이다. 이치로의 기록을 대단하지만 어디까지나 미국과 일본 양국에서 기록한 것이다. 단일 리그석 거둔 성과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친 안타 기록과 별도로 인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훈씨의 일침에서 문득 한국의 홈런왕 이승엽이 떠올랐다. 그는 이미 올고 그름을 정리해 뒀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자신의 홈런 기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장훈씨는 "나는 미.일 통산 기록을 합산해 하나의 기록으로 만드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일본은 일본의 기록, 미국은 미국의 기록일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미.일 통산 기록을 인정한다면 왜 한.일 기록, 일.대 기록 등은 동일하게 취급되지 않는 것일까. 미국야구는 인정하지만 한국이나 대만야구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 예를 들어 이치로는 일본에서 1278안타, 미국에서 3089안타를 쳤다.합계 4367안타다 .정말로 훌륭한 숫자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일본 통산 안타 기록 수 1위는 이치로가 아니라 3085안타를 친 나다. 이치로는 일본에서는 1278안타의 기록만 남겼다. 이치로의 4367안타는 일본 기록도 아니고 미국 기록도 아니다. 미·일에 걸친 참고 기록이다. 미국 통산 안타 1위는 피트 로즈(당시 신시내티)의 4256안타가 맞는 기록이다. 미,일 통산에서는 이치로가 넘었다고 해도, 그런 편의적인 논리는 미국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이치로가 피트 로즈를 넘어 세계 1위!라고 떠들어댄 것은 일본 언론뿐이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기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정합성이다.그렇기 때문에 언론이 올바르게 기록을 다루고 보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훈씨의 쓴소리를 접하며 문득 한국 프로야구 홈런왕 이승엽이 떠올랐다. 그는 자신의 홈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600홈런으로 떠들썩할 때 별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일 합산 기록이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승엽은 "내 기록은 한국에서 기록한 것이 따로 있다. 한국에서 보다 많은 홈런을 치는 것이 목표다. 일본 기록을 더해 "내가 더 많이 쳤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나의 이정표가 돼 기분이 나쁘지는 않지만 600홈런이 내 기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한국 통산 400호 홈런을 쳤을 때는 "오늘 만큼은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단 하루만 최고 타자 이승엽이라고 불러주고 싶다"고 했었다.

이승엽은 KBO리그서 467홈런을 쳐 통산 홈런 1위에 올라 있다. NPB시절을 더하면 기록은 더욱 대단해 진다. 일본 프로야구서 138개의 홈런을 쳐 통산 605개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승엽은 자신의 기록을 따로 분리 해 나누고 있다. 한국에서 친 홈런과 일본에서 친 홈런이 다르다는 생각 때문이다.

통산 368홈런을 친 최정이 있기 때문에 한국 기록은 깨질 가능성이 조금은 남아 있다. 자신의 기록을 돋보이게 하려면 스스로 나서서 한.일 기록을 더하려는 노력읗 했을 것이다.

특히 일본 프로야구는 우리나라 야구 보다 수준이 조금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런 무대에서 친 홈런인 만큼 합산 기록을 내세워도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승엽은 어디까지나 두 기록을 나눠서 판단하고 있다. 만에 하나 한국 기록이 깨지더라도 그건 그거대로 박수를 쳐 줄 준비가 돼 있다.

장훈씨의 말 처럼 리그의 수준을 나눠 합산 기록을 따지는 짧은 생각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승엽이 얼마나 지혜로운 시선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엽은 "KBO 리그서 친 홈런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 그 기록 그대로 인정받길 바란다. 후배들에 의해서 깨질 수도 있지만 일본 기록을 더해 "나는 더 많이 쳤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일본 기록은 그대로 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기록은 깨져야 하고 깨질 것이다. 내 홈런을 목표로 더 많이 노력하는 선수들이 나와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mksport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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