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방에서 숨진 아이들..부모 살인 혐의 1심은 무죄, 2심은?
'이번엔 살인 혐의가 인정될까?'
첫돌도 지나지 않은 자녀 2명을 숨지게 한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다음 달 3일 예정된 가운데 재판부가 살인 고의성 여부를 인정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시신은닉·학대 등만 유죄로 인정하고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다음 달 3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모씨(26)와 아내 곽모씨(24)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황씨는 2016년 9월 14일 강원 원주의 한 모텔방에서 둘째 딸을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하고, 2년 뒤 얻은 생후 10개월인 셋째 아들을 지난해 6월 13일 엄지손가락으로 목을 수십초 동안 눌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곽씨는 남편의 이 같은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부부는 둘째 딸의 사망 사실을 숨긴 채 수년간 양육수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검찰은 황씨에게 살인 혐의를, 곽씨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황씨가 딸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나 이불로 덮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평소 딸을 매우 아꼈던 점, 곧바로 이불을 걷어주려 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잠이 들었을 가능성이 큰 점, 딸의 사망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 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셋째 아들에게도 울음을 멈추게 하고자 다소 부적절한 물리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이후 아들이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잠든 점과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다만 이들 부부의 사체은닉과 아동학대, 아동 유기·방임, 양육수당 부정수급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황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곽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항소한 검찰은 "동생이 울 때마다 아빠가 목을 졸라 기침을 하며 바둥거렸다"는 첫째 아들(5)의 진술이 담긴 녹화영상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는 등 살인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또 황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달 결심공판에서 황씨 부부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0년과 8년을 각각 구형했다. 최근 재판부에 엄벌 탄원 취지로 추정되는 진정서 5건이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황씨는 최후진술에서 "살인은 부인하고 싶다. 그러나 다른 죄로 처벌한다면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곽씨 역시 "고의라는 건 없었다"고 밝혔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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