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위대 난입에 "시위 아닌 반란..민주주의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로 '트럼프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차지, 공화당이 대권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빼앗기면서 공화당 내 불만도 분출하는 양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6일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 전 지지 연설에서 "대선 불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시위대는 의회로 행진했고,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 내부까지 진입해 의회를 대혼란에 빠뜨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발언은 지지자들을 자극해 의사당 난입이라는 폭력 사태로까지 연결되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문제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적 시위를 요청했지만, 곧바로 해산을 명하지 않은 것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그는 트윗을 통해 평화 시위를 당부하면서 "의회 경찰과 법 집행관을 지지해달라"며 "그들은 진정 우리나라의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AP통신은 이 트윗에 대해 "트럼프는 의사당에 있는 지지자들이 평화를 유지하도록 권고했지만, 해산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부상자까지 나오는 등 상황이 악화한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지금 귀가하라"며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진 지 2시간 만에 해산 요청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대선 결과에 대해선 여전히 불복 입장을 밝혀 '불씨'를 남겼습니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초 의회는 오후 1시부터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난입 사태로 인해 회의는 1시간여 만에 중단됐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가 아닌 반란 사태"라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현대사에서 본 적이 없는 전례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즉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좋은 대통령이든 나쁜 대통령이든 간에 대통령의 말은 중요하다. 좋을 때는 대통령의 말이 격려가 되고, 나쁠 때는 선동이 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태를 부추긴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전국 TV 방송에 나가 선서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포위를 끝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화당 중진인 밋 롬니 상원의원도 "이것이 대통령이 오늘 유발한 것이다. 이것은 내란"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뿐만 아니라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는 결과까지 나오자 공화당 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공화당원들은 국가의 정치를 재편할 민주당의 싹쓸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전했습니다.
공화당원인 가브리엘 스털링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통합 메시지를 가진 단일팀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선투표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공화당 인사들을 공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인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대선 결과를 뒤집도록 표를 다시 계산하라는 압력을 가한 녹취록이 공개돼 비난받았습니다. 또 같은 당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 극심한 '적전 분열' 양상을 보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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