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당대회 이틀째 '경제' 집중..국방력 언급 '톤다운' 흔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보도된 노동당 제8차 대회 이틀째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경제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국방 관련 내용은 간략하게만 보도됐다. 대미·대남 등 대외 메시지는 마지막 사업총화 보고일 쯤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개최된 당 제8회 대회와 관련, 김 위원장이 "1일 회의에 이어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 보고를 계속했다"고 전했다. 보도된 김 위원장의 2일 차 보고는 경제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선 신문은 보고에서 “교통운수, 기본건설 및 건재공업, 체신, 상업, 국토환경, 도시경영, 대외경제를 비롯한 주요부문들과 경제관리분야 실태가 분석됐다”고 전했다. 또 새 5개년 계획기간(2021~2025년) 해당 부문의 혁신·발전을 위한 목표와 실천방도가 상정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농업, 경공업, 수산업부문에서 계획적이며 지속적인 생산장성을 이룩하고 시·군들을 자립적으로, 다각적으로 발전시켜 인민생활에서 페(폐)부로 느낄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해결방책들"을 보고에서 밝혔다.
전날 보도된 당 대회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2016~2020년)전략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시인하며 ‘실제적’ 정책수립을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김 위원장이 2일차 사업총화 보고에서도 경제정책을 핵심으로 보고를 진행한 것이다.
단 노동신문은 언급한 ‘목표와 실천방도’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전날에도 신문은 김 위원장이 5일 열린 1일차 사업총화 보고에서 “금속, 화학, 전력, 석탄, 기계, 채취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기간공업부문의 현 실태를 분석했다”고 간략히 전했다.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한다는 게 '자위적 정당방위'를 위해 전략무기를 지속 개발하겠다는 북한의 기존 입장과 관련한 것일 수 있지만, 보도에는 이 외 관련 언급이 실리지 않았다. 실제 보고에서 관련 언급이 있었지만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대미 메시지로 읽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수위조절로 해석할 수 있다.
수위조절을 위해 군사 분야를 일부러 경제분야에 포함시켰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국가방위력을 사회주의건설, 즉 경제발전 차원에서 다뤘다"며 "별도의 군사분야를 두고 총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경제건설이라는 경제환경 조성 차원에서 다뤘다는 건 자극적·호전적인 군사적 의제를 의도적으로 완화하려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홍민 실장은 "7차 당대회가 핵·경제 병진노선 차원에서 핵무기 고도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총화했던 것과 비교해 매우 신중하고 자제하며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평화적 환경 조성 차원'에서 국방력 강화를 언급했다"며 "이는 대외적으로 상당히 온건하고 협상의 여지를 두는 메시지 가능성을 예상케 한다"고 전망했다.
총 4일간 열린 2016년 7차 당 대회 때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는 2일간 진행했지만, 이번엔 이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회 첫날 '당 중앙위 사업총화, 당 중앙검사위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 4가지 의정을 승인했는데 현재 사업총화만 최소 3일간 진행되고 있다.
홍민 실장은 "사업총화가 7차와 달리 7일 또는 8일까지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회주의건설(경제, 국방), 조국통일(대남), 대외관계, 당사업발전의 4개 분야이기 때문에 오늘(7일) 총화에서는 대남·대외·당사업발전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사업총화 보고가 길어지는 것으로 볼때 8차 당대회는 6일(1월 5~10일) 개최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보통 당대회 개회사는 총결 기간에 대한 간단한 평가가 일반적이지만 이번 개회사에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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