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차량도 시민도 '엉금엉금'..폭설에 추위에 출근길 '난리통'

유재규 기자 2021. 1. 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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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도착 알림판에 제가 타고 갈 버스가 계속 곧 도착이라고 돼 있지만 지금 30분 동안 기다렸어요."

최대 10㎝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한 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A씨(38)는 오전시간, 오지 않는 버스에 출근이 늦을까 발을 동동 거렸다.

그는 "지금 버스도착 알림판에 '2~3분 후 도착'이라고 돼 있지만 기다린게 벌써 30~40분 됐다"며 "어제 퇴근시간에도 폭설 때문에 애먹어서 오늘은 일찍 출근길에 올랐지만 여전히 버스가 안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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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출근길 시민들끼리 부딪히고, 차량 거북이 운행
전날 이어 수원 최대 10cm 안팎의 적설량..낮에도 '강추위'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에서 출근 차량들이 밤사이 내린 눈으로 서행하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버스도착 알림판에 제가 타고 갈 버스가 계속 곧 도착이라고 돼 있지만 지금 30분 동안 기다렸어요."

최대 10㎝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한 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A씨(38)는 오전시간, 오지 않는 버스에 출근이 늦을까 발을 동동 거렸다.

그는 "지금 버스도착 알림판에 '2~3분 후 도착'이라고 돼 있지만 기다린게 벌써 30~40분 됐다"며 "어제 퇴근시간에도 폭설 때문에 애먹어서 오늘은 일찍 출근길에 올랐지만 여전히 버스가 안온다"고 했다.

전날(6일) 퇴근길에도 A씨는 눈앞이 안보일 정도로 내린 폭설에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하자수원 팔달구 인계동부터 자신의 주거지까지 도보로 2시간 넘게 걸려 귀가했다고 했다.

A씨는 "회사 내 타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직장선배들은 회사 인근 숙박시설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도 했다"며 "추위에, 폭설에 난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끄러운 도보 위를 걷느라 땅만 보고 다니는 바람에 서로 부딪히는 일도 다반사.

노란색 가방을 메고 유치원에 나서는 아이는 아빠의 품에 안겼고, 아빠는 아이의 몸을 최대한 감싼 채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스크 틈새를 삐져나온 하얀 김은 금새 물기로 변해 눈썹에 닿자마자 순식간에 얼어붙는 등 이날 출근길 추위는 매서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두터운 패딩으로 중무장하고 목도리와 귀마개까지 꽁꽁 싸맨 시민들의 출근길 여정은 무거웠다.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에서 경찰들이 밤사이 내린 눈으로 언덕 길에서 미끄러지는 차량들을 밀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을 덜 이용했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버스 정류장엔 승객들로 다소 붐볐다.

영통구 이의동에 거주하는 B씨(20대·여)는 "원래 자가용을 통해 출근했는데 도저히 오늘은 운전할 엄두가 안난다"며 "조금 붐비더라도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했으니 걱정할 염려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B씨가 탑승하려던 버스는 이미 만원이지만 그는 승객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탑승하는데 성공했다.

같은 시각, 도로 위는 차량들의 거북이 운행으로 정체가 이어졌다.

취재진이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는 동안 평균 속도는 5~15㎞ 정도에 불과했다.

오르막 길을 결국 올라가지 못해 갓길에 정차한 차량들도 여러대 보였다.

내리막 구간에서도 빨간색으로 변한 신호등을 보고 미리 제동(制動)을 걸어보지만 바퀴만 멈출 뿐, 차체는 그대로 미끄러지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에서 관계자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2021.1.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한 오피스텔 입구에 쌓인 눈을 치우던 한 경비원은 "최근 수년간 이런 눈은 구경도 못했다"며 "입주민과 이곳을 다니는 시민들이 다치지 않기 위해 오전 6시부터 출근해 눈을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인 6일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7시 수원지역에 내린 눈의 양은 10.6㎝로 기록됐다. 도내 평균은 7.7㎝다.

도에서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경기광주로 16.2㎝로 집계됐다. 이어 과천 15.6㎝, 성남 14.6㎝, 용인 12.3㎝, 오산 11.1㎝, 양평 10.9㎝ 등으로 기록됐다.

경기도에는 전날 오후 9시부터 발령한 한파특보가 유지 중인 가운데 7일은 특히 올겨울 가장 추운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파주 영하 21.1도, 연천 영하 20.6도, 포천 영하 20.1도, 가평 영하 19.4도, 양평 영하 19.4도 등 북부지역 대부분에 매서운 추위가 잇따랐다.

또 최고 기온도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져 한낮에도 강추위가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한파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1단계 운영, 각 31개 시·군이 비상근무 중"이라며 "노인과 어린아이들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되 필요 시, 철저한 방한용품으로 대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에 눈이 쌓여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2021.1.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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