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1등인데 시스템 오류로 고등학교 불합격?..학부모의 호소

충북도교육청 청원광장에 게시된 글./자료=화면 캡쳐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 예상치 못한 중복지원으로 지원한 고등학교에서 불합격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충북고입포털 시스템 오류로 저희 아이 고등학교 입학이 취소됐다'는 제목의 글을 충북도교육청 청원광장에 게시하고, 사태 해결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7일 도교육청 청원광장 게시글에 따르면 전국단위 모집의 충남 A고교에 지원한 이 학생은 학교 담임교사 등의 착오로 충남 A고교를 자사고(자율형사립고등학교)로 인식해 충북 고입정보 시스템에도 청주 인문계 고교에도 원서 접수를 등록했다.

즉, 충남의 A고교가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이기 때문에 충북의 일반고에도 중복으로 지원한 셈이다.

고교 입시에서 외고나 자사고, 국제고는 법률에 따라 일반고와 중복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고 이중지원은 불가다.

이번 착오는 도교육청이 지난해 말 별도의 전형을 거쳐야 하는 외고나 자사고, 국제고 지원자를 분류해 검증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생이 속한 청주 B중학교와 이 학생이 지원한 충남 A고교에 각각 지원 여부 확인을 요청했고, 충남 A고교는 지난 4일 합격대상에 포함됐던 이 학생이 중복지원으로 불합격 처리 대상이라는 회신을 도교육청에 보냈다.

이에 대해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현재 시스템상에서 충남 A고교가 자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알 방법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학부모는 청원글을 통해 "저희 아이 전교 1등에 서울대 의대 목표인데 이런 아이가 충북교육청의 시스템 오류와 안내 잘못으로 특성화고에 진학하거나 검정고시를 볼 뻔했다"며 "지금 최대한 방법을 찾고 있는데도 충북교육청은 본인들은 법대로 해 전혀 잘못이 없다고만 말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시스템의 잘못도 아니어서 교사들이 알아서 다 체크해 오류 없이 입력해야 한다고 한다"라며 "유선으로 전화해서 '여기 충북인데 거기 일반고 인가요' 라고 물어야 한다니 정말 창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너는 잘못이 없고, 시스템이 잘못됐고, 선생님이 모르셔서 잘못했고, 교육청 담당자는 확인할 의무가 없는 사람이래"라면서 "너는 잘못이 없지만 책임은 다 네가 져야 하는 거야. 그래서 네가 불합격이래. 책임질 어른이 없어서 이렇게 전한 엄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입 시스템 사용과 관련해 수차례의 연수 등으로 전파했음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해 해당 학교를 방문해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며 "현재의 고입 포털시스템의 일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학생을 구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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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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