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출근길 곳곳서 차 미끄러지고 막히고.."차라리 걸어가지"

이지선 기자 2021. 1. 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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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땅만 보고 걷던 시민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다리 위를 건너던 승용차 한 대가 차선을 변경하다가 순간적으로 미끄러진 것이다.

이날 오전 전주시 효자동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전날밤부터 쏟아진 눈에 지하주차장이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시민은 이미 걸어뒀던 차량의 시동을 끄더니, 차 안에서 가방을 꺼내 걸어서 주차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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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8시께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도로 위로 쌓인 눈으로 횡단보도와 차선이 가려져있다. 보행자는 차량들을 피해 횡단보도를 건너야했다.2021.1.7 /© 뉴스1

(전북=뉴스1) 이지선 기자 = "어어, 저기 차 미끄러지네!"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땅만 보고 걷던 시민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다리 위를 건너던 승용차 한 대가 차선을 변경하다가 순간적으로 미끄러진 것이다. 이 차량은 우측으로 쏠린 채 미끄러지다 다행히 곧 방향을 다잡고 갈 길을 갔다.

밤 사이 전북 전역에 눈폭탄이 쏟아지면서 7일 오전 많은 시민들이 출근길에 애를 먹었다.

백제대로나 기린대로 등 전주 시내 큰 도로에는 타이어 자국으로 까맣게 변한 눈이 제설제와 섞여 질척였다.

차량들은 거북이 운행을 하는 모습이었다. 많은 차량의 천장과 보닛, 번호판 위로 반뼘은 돼 보이는 눈이 쌓여 있었다.

도로 위 녹아있는 눈 위로 계속해서 새로운 눈이 쌓이면서 미끄러지는 차량들도 간간이 보였다.

백제대로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에는 대부분 차량들이 비상등을 켜고 주행했다. 특히 일부 차량은 오르막에서 가속 페달을 밟다 바퀴가 헛돌아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정류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눈이 와서 평소보다 1시간 먼저 나왔는데도 늦을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버스를 타본다"며 "혹시 헤맬까 싶어 미리 인터넷에 노선을 검색해봤다"고 말했다.

빙판이 된 도로가 정체를 빚으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도로에서 출근길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2021.1.7/© News1 정다움 기자

이날 오전 전주시 효자동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전날밤부터 쏟아진 눈에 지하주차장이 차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주차구역은 물론 통로에 이중주차를 한 차량들도 많았다.

출근을 위해 주차장을 빠져 나가려는 차량들이 한데 뒤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한 시민은 이미 걸어뒀던 차량의 시동을 끄더니, 차 안에서 가방을 꺼내 걸어서 주차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실제 이날 거리에는 차 대신 걸어서 출근을 선택한 이들도 많았다. 두꺼운 겉옷과 모자, 장갑, 목도리, 마스크 등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시민들은 발목 위까지 쌓인 눈을 푹푹 밟으며 걸어나갔다.

자전거를 타고 가려다 이를 포기한 뒤 끌고 가는 여성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들에게 출근길 애용 아이템이던 '카카오 바이크'나 '공유킥보드' 등도 눈 속에 파묻힌 채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폭설로 인해 어린이집이나 일부 학교의 등원·등교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휴교 3개교, 등교 시각 조정 12개교, 원격수업 전환 9개교 등 전북지역 24개 학교가 일정을 조정했다. 대다수 어린이집은 등원 차량을 운행하지 않았다.

전북도는 출근길 안전을 위해 도로결빙 예상구간을 중심으로 전 시·군이 제설작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6일 밤부터 7일 새벽사이 제설장비 217대와 인력 388명, 제설제 2550톤을 투입해 426개 노선의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또 원격으로 제설제를 살포할 수 있는 33곳의 자동제설장치를 운용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제설작업을 미리 준비했음에도 부족해 민간제설장비까지 동원했다"며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워낙에 내리는 눈의 양이 많다보니 제설작업 한 곳에 다시 또 눈이 쌓인 곳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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