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행복할 권리"..친족 성폭력 '생존자'들의 목소리
[앵커]
가족에게, 또 친척에게 당한 성폭력이라 세상에 드러내기가 더 어려웠던 피해자들이 책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여전히 그런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다른 피해자들을 향해 얘기를 했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꾸깃해진 원고를 다시 들고 카메라 앞에서 소리 내 읽어봅니다.
30년이 지난 일을 말하는데도 여전히 떨리고 두렵습니다.
온라인 방송이 시작되고 이 순간만큼은 피해자가 아닌 작가로 직접 쓴 글을 읽었습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이 지나서야 마주할 수 있었던 아픔.
그러나 가해자는 이미 세상에 없거나 처벌할 수 있는 공소시효가 지나 있었습니다.
7살, 8살. 끔찍한 아동 성폭력이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오히려 세상에 드러내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푸른나비 : 피해자가 똑똑해도 '너무 되바라져서 그렇게 된 거야', 항의하면 '예민해'…]
[민지 : 이제 와서 어쩌라고.]
[명아 : 지속적으로 당했는데 그러라고 태어난 존재인 줄 알았어요. (폭력이) 너무 익숙한 거예요.]
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쓰고, 책을 내며 스스로 변했고 세상의 비뚤어진 시선을 거부했습니다.
[푸른나비 : 왜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사람'이라고 해요. 가해자들한테 '네가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해야죠.]
친족 성폭력은 연간 800건가량 집계되지만, 이렇게 드러난 건 실제 벌어지는 일의 5%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책에 적은 글로, 낭독회의 목소리로,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또 다른 '생존자'에게 말을 건넵니다.
[그것은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치유의 시작은 바로 그 말에서 시작되었다.]
(화면제공 : 한국성폭력상담소·작가 혜영)
(영상디자인 : 최수진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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