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김정은 '정책 실패' 발언 주목.."대남·대미 메시지 아직"

양소리 2021. 1. 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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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R "북,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언급할 듯"
WP "외교 전략 없어..바이든 지켜볼 듯"
CNN "5000명 '노마스크'..슈퍼 전파 행사되나"
[서울=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노동당 8차 대회 2일차 회의에서 사업총화 보고를 하고 있다. 2021.01.07.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북한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노동당 8차 대회가 지난 5일부터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경제 개발계획을 실패했다고 시인한 개회사에, CNN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수천 명이 대회장을 채운 모습 등에 주목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은 전날인 5일 개회사에서 김 위원장이 국가경제발전 전략의 실패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면서 이번 당 대회에서는 총결 기간 얻은 경험과 교훈, 오류 등을 깊이 있게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북한은 2018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해 여름 태풍과 홍수로 고통을 겪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며 중국과의 교역량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정책 실패를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공개연설에서 "올해 연초부터 예상치 못했던 도전과 장애로 힘겨웠다"며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은 5년에 한 번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통해 자신의 확고한 통제력을 세계에 보여주고, 코로나19를 비롯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김 위원장이 자신의 지도력 아래 단결을 촉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의 경제 문제는 단기적인 게 아니며, 지난 수십 년 동안 값비싼 핵무기 개발에 몰두한 데서 기인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7일 보도했다. 2021.01.07.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이틀 동안 진행된 당대회에서 특별한 대미·대남 메시지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데 주목했다.

NYT는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대미 정책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어떻게 변할지 실마리를 찾기 위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가 결렬된 이후 핵, 혹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자제해 왔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초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신형 무기를 대거 공개한 것은 북한의 발전된 군사적 위엄을 확인하고,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북한과의 협상에서 큰 양보를 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역시 개회사에서 북한의 외교 정책이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뚜렷한 대북 정책을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기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WP는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정부 관리들을 전국 각지로 파견했다고 언급한 것에 주목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민심을 풀뿌리 수준에서 이해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공영 방송 NPR은 김 위원장이 2년 연속으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며 이를 특이점으로 꼽았다.

NPR은 신년사를 발표하기에 당 대회가 너무 가까워 메시지가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 상황이 열악하고 특별히 내세울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김 위원장이 아직 대미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트럼프 행정부 같이 김 위원장과 쉽게 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을 암시한 만큼 북한은 결국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개선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7일 보도했다. 2021.01.07.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한편 CNN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실내에서 이뤄진 행사에서 단 한 사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날 당 대회에 김 위원장을 포함한 약 5000명의 당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에 설명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제7기 당중앙지도기관 성원 250명과 당내 각급 조직에서 선출된 대표자 4750명이 참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고한 상태라며, 이날 노마스크는 이같은 내용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선전' 전략이라고 전했다.

CNN은 그러나 어느 누구도 북한이 코로나19를 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문가들은 사실상 북한의 의료 기반 기설이 붕괴됐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00명의 당원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이날 회의는 결국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전파를 촉진하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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