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ML 2세 스타' 타티스와 게레로 주니어, 누가 먼저 포텐 터뜨릴까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에서 프로야구 2세로 가장 각광받는 선수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다.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인 그는 2017년 신인왕에 오른 이후 지난 시즌까지 4년 동안 716개의 안타를 터뜨렸고, 통산 3할3푼6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데뷔 첫 4년 동안 이정후보다 많은 안타를 생산한 타자는 없다. 벌써부터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정후는 가장 성공한 '2세'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2세가 관심을 받는 건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2세 선수로 꼽히는 '켄 그리피 주니어'와 같은 전설을 꿈꾸는 선수들이 연초에 주목받고 있다. MLB.com은 지난 4일(한국시각) '2021년 팀별 최고의 선수'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를 각 구단에서 1명씩 선정하며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꼽았다. 두 선수가 올해 '포텐'을 터뜨릴 것이란 기대를 담았다.
둘은 각각 1990~2000년대를 풍미했던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페르난도 타티스의 아들들이다. 게레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3할1푼8리, 449홈런을 치며 9번의 올스타, 2004년에는 아메리칸리그 MVP에 올랐다. 호타준족을 이름을 높인 그는 2018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의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타티스는 게레로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에서 11년을 뛰며 통산 2할6푼5리의 타율과 113타점을 기록했다. 타티스가 남긴 가장 유명한 기록은 1999년 LA 다저스 박찬호를 상대로 한 이닝에 2개의 만루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타티스도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동갑내기인 둘은 2001~2003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해 인연이 깊다.
흥미롭게도 이들의 주니어들도 1999년생 동갑내기로 2019년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MLB.com은 게레로 주니어에 대해 '시간이 됐다. 그는 아직 데뷔하자마자 보여줄 것 같았던 힘을 아직 폭발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 재능은 갖고 있다. 올해 모든 것을 내뿜을 것이라 장담한다'고 썼다. 타티스 주니어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샌디에이고에서 매니 마차도가 타티스보다 잘했다고 볼 수 있지만, 올시즌에는 타티스가 누구보다도 잘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레로 주니어는 2019년 123경기에서 타율 2할7푼2리, 15홈런, 69타점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60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 9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2019년 84경기에서 22홈런을 때린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59경기에서 17홈런을 날리며 파워를 뽐냈다. 2년간 타율은 3할1리로 정확성을 갖춘데다 발도 빨라 2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통산 WAR은 7.0이다. 통산이라고 해봐야 143경기이니 한 시즌 정도다. 그리피 주니어가 지금의 타티스 주니어 나이 때인 1991년 7.1의 WAR을 올렸다.
지금까지 성적은 타티스 주니어가 게레로 주니어를 앞선다. 유격수인 타티스 주니어는 1루수(또는 3루수) 게레로 주니어보다 수비 부담도 크다. 이 때문에 타티스 주니어가 먼저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체중을 14㎏이나 줄이며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서 3루수로 뛰는 등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둘은 같은 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FA 자격은 타티스 주니어가 2024년 말에 1년 먼저 얻는다. 게레로 주니어는 2019년 정규시즌 개막 후 2주가 지난 뒤 빅리그에 올라 한 시즌을 손해봤다.
둘은 아직 162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적이 없다. 두 선수는 사실상 올해가 잠재력을 뿜어낼 첫 시즌이나 마찬가지다. 또 올시즌을 보고 나서 둘을 제대로 비교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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