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사태에 '시위대 선동·상원 패배' 트럼프 책임론 비등

임주영 2021. 1. 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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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로 '트럼프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밋 롬니 상원의원도 "이것이 대통령이 오늘 유발한 것이다. 이것은 내란"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공화당원인 가브리엘 스털링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통합 메시지를 가진 단일팀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선투표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공화당 인사들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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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커지자 뒤늦게 평화시위 당부..조지아 상원 결선 패배로 내홍
바이든 "대통령의 말 중요"..롬니 "대통령이 유발한 것, 내란" 비난
지지자 집회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로 '트럼프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다.

이에 더해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차지, 공화당이 대권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빼앗기면서 공화당 내 불만도 분출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 전 지지 연설에서 "대선 불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이 끝난 뒤 시위대는 의회로 행진했고, 저지선을 뚫고 의사당 내부까지 진입해 의회를 대혼란에 빠뜨렸다.

결과적으로 이런 발언은 지지자들을 자극해 의사당 난입이라는 폭력 사태로까지 연결되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상 초유의 시위대 점거 사태 빚어진 미 의사당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 수천 명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모여 있다. 이 중 수백 명은 의사당으로 난입해 원형 홀까지 점거했다.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사당의 시위대 점거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의회는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의사당 난입 사태로 상ㆍ하원 합동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sungok@yna.co.kr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문제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적 시위를 요청했지만, 곧바로 해산을 명하지 않은 것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그는 트윗을 통해 평화 시위를 당부하면서 "의회 경찰과 법 집행관을 지지해달라"며 "그들은 진정 우리나라의 편"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 트윗에 대해 "트럼프는 의사당에 있는 지지자들이 평화를 유지하도록 권고했지만, 해산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부상자까지 나오는 등 상황이 악화한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지금 귀가하라"며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의사당 난입 사태가 벌어진 지 2시간 만에 해산 요청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대선 결과에 대해선 여전히 불복 입장을 밝혀 '불씨'를 남겼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당초 의회는 오후 1시부터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난입 사태로 인해 회의는 1시간여 만에 중단됐다.

"시위가 아닌 반란" 의사당 점거 비난하는 바이든 (윌밍턴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6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본부에서 사상 초유의 미 의사당 시위대 난입 사태에 대해 언급하면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난입 사태에 대해 "시위가 아니라 반란"이라며 사태 해결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TV 생방송에 출연할 것을 촉구했다. 미 상ㆍ하원은 이날 합동회의를 열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할 예정이었으나 의사당 난입 사태로 회의가 전격 중단됐다. sungok@yna.co.kr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가 아닌 반란 사태"라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현대사에서 본 적이 없는 전례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즉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좋은 대통령이든 나쁜 대통령이든 간에 대통령의 말은 중요하다. 좋을 때는 대통령의 말이 격려가 되고, 나쁠 때는 선동이 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태를 부추긴 책임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전국 TV 방송에 나가 선서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포위를 끝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중진인 밋 롬니 상원의원도 "이것이 대통령이 오늘 유발한 것이다. 이것은 내란"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뿐만 아니라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는 결과까지 나오자 공화당 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공화당원들은 국가의 정치를 재편할 민주당의 싹쓸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전했다.

공화당원인 가브리엘 스털링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통합 메시지를 가진 단일팀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선투표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공화당 인사들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인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대선 결과를 뒤집도록 표를 다시 계산하라는 압력을 가한 녹취록이 공개돼 비난받았다. 또 같은 당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사임을 요구, 극심한 '적전 분열' 양상을 보였다.

미 조지아주 상원의원 후보 유세장서 인사하는 민주당 두 후보 (오거스타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의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오거스타에서 열린 민주당 측 선거 유세에서 이 당 후보 존 오소프(왼쪽)와 라파엘 워녹이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이들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 후보인 데이비드 퍼듀, 켈리 뢰플러 현 상원의원과 경쟁하고 있다. [오거스타 크로니클 제공] knhknh@yna.co.kr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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