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서 전 세계 홀린 '스위트홈'..네이버웹툰 선견지명 통했다

송화연 기자 2021. 1. 7. 08: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 '스위트홈' 영상화 대박..글로벌 엔터기업 안착
글로벌 엔터기업과 웹툰 IP 영상화 추진..사업확장 가속화
웹툰 '스위트홈' 이미지 (네이버웹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스위트홈'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스위트홈은 K-콘텐츠가 익숙한 아시아뿐 아니라 중동·서구권에서도 인기 차트에 오르며 이례적인 기록을 써 내려 가고 있다.

오랜 시간 '검색 포털'로 이미지를 굳혀온 네이버가 웹툰을 기반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이라는 장르 자체가 낯설었던 지난 2014년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콘텐츠 강국' 미국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며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을 노리고 있다.

◇12억뷰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넷플릭스에서 흥행가도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이사한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한 일을 담고 있다. 동명의 원작(웹툰)은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네이버를 통해 연재(작가 김칸비, 황영찬) 됐으며, 글로벌 누적 조회수는 12억뷰를 기록했다.

스위트홈은 지난해 12월 넷플릭스를 통해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제작은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과 스튜디오드래곤이 공동으로 맡았다.

스위트홈 넷플릭스 콘텐츠는 지난 12월 말 54개국에서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달 27일 기준 미국에서는 6위, 캐나다에서는 8위를 기록했고 프랑스(5위), 독일(6위), 멕시코(4위) 등에서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웹툰은 한국이 만들어 낸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로, 지난 십수년 새 독자적인 산업 영역으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웹툰을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로 판단하고, 해외에 웹툰이 존재하지 않던 지난 2014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100여개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단순한 웹툰 시장의 확장뿐 아니라 웹툰 지식재산권(IP)을 영상화해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 2019년 기자간담회에서 "웹툰은 그 자체의 완결성도 뛰어나지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원천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높다"며 "네이버웹툰은 영상 콘텐츠의 경쟁 속에서 가치를 높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네이버웹툰은 이러한 계획을 현실로 이뤄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켰고, 네이버의 웹툰 사업은 날개를 달았다.

◇웹툰으로 북미 시장 사로잡은 네이버

네이버는 출판(인쇄)만화 중심인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알리며 시장을 개척했다. 회사는 국내 웹툰작품을 해외에 선보이는 동시에 현지 창작자를 발굴하는 데 주력했다. 네이버웹툰은 다양한 지역에서 작가들의 작품 출간을 돕고 있다. 한 지역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이 입증된 작품은 다른 지역에 연재되며 자연스레 작가들의 글로벌 진출도 지원한다.

이러한 크로스보더(한 지역의 콘텐츠를 여러 국가로 연결해주는 것) 유통은 영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물의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넷플릭스 스위트홈도 원작(웹툰)의 인기를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네이버웹툰의 Δ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전략 Δ현지화 전략 Δ크로스보더 유통 전략은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사로잡았고, 그 결과 미국과 유럽, 남미에서 1위 웹툰 플랫폼으로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8월 기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순이용자수(MAU)는 6700만명, 한 달 유료거래액은 800억원을 넘어섰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사업에서 주목할 점은 세계에서 가장 큰 콘텐츠 시장을 가진 미국에서의 성공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미국은 2019년 기준 애니메이션, 영화, 방송 시장에서 각각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북미 월간순이용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고, 애플 iOS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앱) 부문에서는 '틱톡'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네이버웹툰 '신의탑'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제작돼 방영됐다. 여기에 '스위트홈'까지 인기를 검증받으며 네이버웹툰 사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1화가 방영된 신의 탑. (네이버 제공) © 뉴스1

◇네이버웹툰 글로벌 공략 가속화…제2의 스위트홈 노린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웹툰, 웹소설 IP 기반으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출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웹툰), '유미의 세포들'(웹툰), '재혼황후'(웹소설) 등 20개 이상의 작품들이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화될 예정이다.

인기 스릴러 웹툰 '지옥'도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된다. 여기에 네이버웹툰이 미국 현지 작품의 영상화를 위해 글로벌 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본격 영상 콘텐츠 사업확장에 닻을 올릴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5월 현재 한국·미국·일본 등 3국에 흩어져있는 웹툰사업을 미국 법인이 총괄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네이버 측은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태동한 새로운 장르인 '웹툰'의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 미국 시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국내 웹툰 작가들의 해외 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팬십, 커뮤니티 등 다른 네이버 서비스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웹툰 미국법인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 웹툰 IP의 활성화 및 글로벌 웹툰 시장 저변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며 콘텐츠 허브인 미국과 유럽, 남미 등 더 많은 언어권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 웹툰 조직은 웹툰 종주국으로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첨단 기술 연구 및 서비스 실험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네이버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2, 제3의 스위트홈을 만들어 웹툰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웹툰은 글로벌 진출 5년 만에 구글스토어 전 세계 100여 국에서 만화 앱 분야 수익 1위를 기록했다"며 "세로 스크롤, 요일제 연재 시스템, 미리보기 유료화, 웹툰 간접광고(PPL), IP 비즈니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도입하며 성장한 네이버 웹툰은 이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hway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