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8vs0.263' 김하성의 ML 생존 요건 '94마일 극복'[SS 포커스]

장강훈 2021. 1. 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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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이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0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있다. 제공 | KBO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샌디에이고가 우승하는데 공헌하고 싶다. 좋은 경기력으로 신인왕도 받고 싶다.”
‘영보이’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목표는 뚜렷했다. 김하성은 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구단이 마련한 비대면 줌(Zoom) 인터뷰를 했다. 그는 “샌디에이고는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매우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진심이 와 닿았다”는 말로 샌디에이고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야 전 포지션 모두 자신있지만 최고로 플레이해야 할 곳은 2루”라고 말해 2루수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라는 것도 공개했다.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와 매니 마차도 등 최고의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고 경기하는 것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시너지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키움 김하성이 잠실구장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장난감 로켓포를 발사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지난 1일 4+1년 최대 3900만달러에 계약한 김하성은 빅리거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계약 공식발표 다음날인 2일 귀국해 자가격리에 들어간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키움 동료들과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외야 전향 얘기도 나오지만 “어릴 때부터 내야수로만 뛰었기 때문에 (내야수로 출전해야)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 같다. 팀이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따라야겠지만, 외야수로는 뛴 적이 없다”고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김하성은 국내 최고 유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수비범위도 넓고 어깨도 강한 편이다. 지난 2014년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은 KBO리그 통산 7시즌을 소화하며 133홈런 575타점 타율 0.294를 기록했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빼어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입단 3년차였던 2016년부터 3연속시즌 20홈런을 돌파했고, 2016년과 2020년에는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호타준족으로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입지를 다졌다.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김하성이 6일 줌을 통해 미국 현지,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샌디에이고에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매니 마차도 등 빅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들로 가득 차 있다. 수비는 기본에, 평균 이상의 타격 능력이 뒷받침돼야 주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정글 같은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오직 성과’를 위해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틈에서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메이저리그는 비슷한 실력이라면 자국 선수 혹은 구단의 팜 시스템 출신에 기회를 주는 편이다. 물론 고액 연봉자에게 최우선 순위를 준다. 아시아에서 영입한 선수들은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 편이다.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이 추출한 김하성의 타격 지표. 제공=SDE
김하성이 극복해야 할 약점은 뚜렷하다. 시속 150㎞ 이상 강속구 대응력을 높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스포츠서울이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에 의뢰해 추출한 김하성의 지난해 타격 지표를 살펴보면, 150㎞ 이상 날아드는 빠른 공에 타격 지표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KBO리그에는 잘 제구된 150㎞ 이상 강속구를 꾸준히 던지는 투수가 많지 않아 표본이 적다. 그런데도 150㎞ 이상 날아드는 공에는 타율 0.263에 장타율이 0.263에 불과했다. 강한타구 비율도 6%에 그쳤는데, 가장 우려되는 점은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타구가 한 개도 없었다는 점이다. 힘과 스피드로 구위를 압도하지 못하니 자연히 홈런도 없었다. 지난해 때려낸 30홈런 중 150㎞ 이상 날아든 공을 받아친 게 전무했다는 건 의외의 수치다.

메이저리그는 장거리 이동에 시차 극복이라는 변수가 존재한다. 시즌을 치를수록 피로도가 몇 배로 쌓인다. 체력이 떨어지면 밸런스 붕괴로 이어진다. 작은 슬럼프가 소위 ‘멘붕’으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 ‘코리안 빅리거’ 최초의 신인왕 등극을 목표로 삼았다면, 성장이 아닌 성과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김하성은 그럴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에 연평균 700만달러를 보장 받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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