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우울증 극복"..놀이에서 '치료제'로 진화하는 게임

정윤경 기자 2021. 1. 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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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 모바일 게임 디지털치료제로 승인
"게임, 우울·불안 증상 완화에 실제 도움"..콘진원 연구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윤경 기자 = 놀이나 '시간낭비'로만 취급되던 게임이 정신질환, 대사질환 등 의료영역에서 '치료제'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등재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데버 RX'라는 모바일 게임을 디지털치료제(DTX)로 승인하는 등 게임에 대한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의 치료적 활용 방안 모색 연구'에 따르면 Δ정신질환 Δ대사질환 Δ노화 Δ재활 Δ암 등에서 게임은 직접·간접·예방에서 디지털치료제로서 효능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는 질병 및 장애를 예방, 관리 및 치료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알약이나 주사제가 아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다.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 유럽 등을 포함해 최근에는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우울·불안 증상 완화에 도움되는 게임…"성취감·접근성 굿"

콘진원 연구에 따르면 실제 게임이 우울·불안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외 다수의 연구에서 규칙적으로 게임을 사용한 실험군의 경우 스트레스가 유의미하게 감소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불안 장애와 우울 증상이 완화됐으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은 학생에도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콘진원은 이와함께 2020년 7월20일~8월6일 동안 우울 증상이 있는 참가자 42명을 대상으로 상용 게임 중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알려진 보손 엑스(Boson X)가 참가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했다.

Δ지각된 스트레스 척도 Δ옴니핏 마인드케어 Δ벡 우울 척도 등을 통해 측정한 결과 우울함과 불안함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심층 인터뷰를 통해 접근성이 좋은 게임으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험에 참여한 김모씨의 경우 "불안이 덜해지는 느낌이 있었다"며 "게임을 하는 동안 우울증 자체에 대해 생각을 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모씨의 경우 "요즘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많이 자제하는 편인데 우울증 치료에 게임만한 미디어도 없는 것 같다"며 "어려워도 계속 도전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접근성 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류모씨는 "우울증 환자들 중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 자체를 꺼려서 치료나 상담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며 "게임 활동을 통해 규칙적인 '할 일'이 생기고 나태하고 무기력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성장세 탄 '디지털 치료제' 게임…"의료계 등 전문가와 협업해야"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획기적으로 모바일게임을 치료제로 승인 했다"며 "그동안 '치료제'라는 이름을 달지 않았을 뿐 게임은 치료를 돕는데 쓰여왔고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디지털치료제로 승인한 모바일게임 '인데버 RX'는 보드를 타고 레이싱을 하며, 함정을 피하는 간단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8~12세 사이의 ADHD아동 6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테스트에서 ADHD 어린이 환자들의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의 치료적 활용 방안 모색 연구'(캡처)© 뉴스1

콘진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한 치료용 게임 중 임상연구를 통해 효능이 검증된 치료용 게임은 총 13종으로 나타났다. 게임 분류 측면에서는 일반 상용게임이 1종, 게이미피케이션이 9종, 기능성 게임이 3종으로 분포돼 있으며, 치료 효능 측면에서는 직접 치료 효과가 있는 게임이 1종, 간접 효과가 있는 게임이 7종, 예방 효과가 있는 게임이 5종으로 나타났다.

위 회장은 "게임의 경우 아직 국내보단 해외에서 더 활발하게 치료용으로 쓰이고 있다"며 "국내에선 다소 보수적인 만큼 의료계 등 전문가와의 논의를 통한 콘텐츠들이 나온다면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v_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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