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 1툴?' 그로스먼, 디트로이트 기대 부응할까[슬로우볼]

안형준 2021. 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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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그로스먼이 나름의 중책을 맡게 됐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1월 6일(한국시간) FA 외야수 로비 그로스먼과 2년 1,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매년 타석에 따른 인센티브를 최고 5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그로스먼은 최대 2년 1,100만 달러를 수령할 수 있다.

총액 1,000만 달러, 연 평균 500만 달러 계약은 그리 주목할만한 것은 아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규모의 계약.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2016년 겨울 조던 짐머맨, 저스틴 업튼과 계약한 이후 처음으로 맺은 다년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디트로이트는 짐머맨, 업튼 영입의 실패 후 팀 체질 개선에 나섰고 선수단 '비우기'에 집중했다. 꾸준히 비워낸 결과 현재 디트로이트 선수단에는 장기계약에 묶인 미겔 카브레라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이름값'이 있는 스타급 선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 디트로이트가 비록 2년이지만 다년 계약을 맺으며 기조에 변화를 줬다.

1989년생 좌투양타 외야수 그로스먼은 돋보이는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아니다. 한 번도 올스타에 선정된 적도 없고 타이틀 홀더에 근접한 적도 없었다. 빅리그 8시즌 통산 성적은 726경기 .252/.350/.380, 50홈런 254타점 37도루. 그야말로 평범한 수치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됐고 마이너리그 시절인 2012년 트레이드로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동했다. 2013년 휴스턴에서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3시즌만에 방출됐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빅리그에 오르지 못하고 방출됐다.

그로스먼이 본격적으로 빅리그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16년 5월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하면서부터다. 그로스먼은 미네소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후 3일만에 메이저리그로 승격됐고 그 해 99경기에 출전해 .280/.386/.443, 11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박병호(키움)가 야심차게 빅리그 무대로 향했지만 실패한 그 시즌에 그로스먼은 조금씩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다만 밝게 빛난 것은 아니었다. 그로스먼은 2017, 2018시즌 2016년만큼 좋은 성적을 쓰지 못했고 2018시즌이 종료된 후 연봉이 오를 시점이 되자 미네소타로부터 논텐더 방출을 당했다. 오클랜드가 그의 손을 잡았고 그로스먼은 오클랜드에서 2시즌을 보낸 뒤 당당히 FA 자격을 얻어 시장으로 나왔다.

단점이 많은 선수다. 두자릿수 홈런을 장담할 수 없는 장타력을 가졌고 타율도 3할에 근접해본 적도 없다. 스탯캐스트 측정에 따르면 그로스먼은 평균 수준의 타구속도를 가졌지만 강타 비율, 배럴 타구 비율은 리그 평균을 한참 밑돈다. 그리 정교한 타자도 아니면서 질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지도 못한다. 타구 질을 바탕으로 측정하는 기대지표도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확실한 강점이 있다. 바로 선구안과 출루 능력이다. 통산 타율 0.252, 통산 출루율 0.350의 수치가 말해주듯 그로스먼은 타율보다 1할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는 타자다.

지난 6시즌 동안 볼넷율 13.1%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평균(8.3%)을 크게 상회했다. 정교함이 다소 부족한 만큼 타율이 관여하는 출루율 부문에서 순위권에 오르지는 못하지만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만큼은 최고 수준이다. 디트로이트 구단이 그로스먼을 영입하며 공개한 최근 5시즌 볼넷율 순위에서 그로스먼은 추신수보다 높은 곳에 위치했다. 출루율은 정교함을 가진 추신수가 더 높았지만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만큼은 추신수에 뒤쳐지지 않았다.

디트로이트는 2020시즌 팀 출루율 전체 28위에 그쳤다. 3할을 간신히 넘는 0.303으로 3할 이상의 팀 출루율을 기록한 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29위 TEX 0.285, 30위 PIT 0.284). 카브레라와 제이머 칸델라리오, 니코 구드럼을 제외하면 10개 이상의 볼넷을 골라낸 선수도 없었다. 출루는 득점의 출발점. 출루를 해야 득점도 나오고 강한 타격을 갖춘 팀이 될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는 애덤 듀발, 노마 마자라, 카일 슈와버 등 장타력을 가진 외야수들이 많다.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이들 대신 그로스먼을 선택한 것은 그로스먼이 가진 선구안에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비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그로스먼은 외야수로서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디트로이트는 그로스먼을 주전 좌익수로 기용할 전망이다.

비록 작은 규모의 계약이지만 디트로이트는 상당한 결단을 내렸다. 과연 그로스먼이 디트로이트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을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로비 그로스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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