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우직한 스포츠의 힘!..'경평축구'의 부활을 기대하며 [송석록의 생각 한 편]

경동대 교수 2021. 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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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정부는 남북의 경색 국면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고 힘차게 내디뎌야 할 우리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인류 사회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인류의 진보가 정체되고 멈추어서는 안 되며 역사적으로 인류는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끊임없는 진보를 거듭해 왔다. 고난과 역경은 도전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를 설계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남북이 분단된 지 76년이 흐른 지금도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는 평화체제의 구축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민족의 동질성 회복이나 공동체의식의 함양이라는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역사는 ‘분단의 극복이나 통일은 하루아침에 오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노력과 작은 결실이 맺어 이어져 오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의 무대를 보면, 1990년 독일 통일이 그랬다. 1961년 8월 냉전시대의 산물인 베를린 장벽이 설치된 전후로부터 동서독 간의 스포츠 교류는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

냉전시대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한다. 스포츠가 가져오는 화합, 통합, 정체성의 기운, 스포츠가 평화의 매개체로서 인류의 평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증명하고 있다.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은 탁구공을 매개로 한 ‘핑퐁외교’로 양국 간의 관계를 개선했고 냉전시대를 완화했다.

송석록 교수(경동대학교)


1980년대 서울올림픽은 인류의 화합에 기여하는 평화올림픽이었다. 88서울올림픽은 탈냉전으로의 전환과 평화공존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이전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은 소련을 중심으로 공산주의 국가들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사회가 참여했고 동서 진영 구분으로 각각 반쪽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그러나 냉전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동서 진영과 이념의 구분 없이 대립의 구도를 아우르는 평화와 통합의 기치를 드높인 축제가 1988년 개최된 서울올림픽이었다. 이후 냉전시대의 해체를 알리는 1990년 독일 통일이 이어졌다.

남북 스포츠 교류의 과거로 돌아가 보면 탁구, 축구, 태권도, 올림픽 참가 및 공동 입장, 국제대회 단일팀 구성 등 교류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적 이목을 끄는 단일성 이벤트보다는 지속가능하고, 정치적으로 조금 더 자유로우며, 우리에게 맞는 스포츠의 모습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도 화합의 상징을 대표할 수 있는 스포츠로서 경평축구가 있었다. 지금은 중단되었지만 경평축구가 1929년 10월 경성(서울) 휘문고보운동장에서 처음 개최된 뒤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매년 개최됐으나 1935년 이후 중단되고, 해방 이후 1946년 경기를 마지막으로 다시 중단됐다. 경평축구는 분단된 남과 북이 서로의 혈연적 유대성 및 민족적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스포츠였다.

2021년은 ‘흰 소띠의 해’로 힘든 일을 묵묵히 이겨내는 우직한 소의 모습처럼 근면, 성실하고 인내의 해로 기억되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대한축구협회가 중심이 되어 ‘지속가능한 유기적 화합체’로 거시적 관점에서, 남북교류의 상징성을 갖춘 경평축구를 북한 측에 제안하여 부활의 서막을 알리는 ‘평화의 원동력’으로 삼기를 기대해 본다.

경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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