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진지희 "아역→성인 과도기에 만나 버팀목 된 작품" [인터뷰]②
초반 헤라키즈 악행 부담되기도..수많은 리허설 거쳐
진지희는 6일 화상으로 진행된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통해 SBS 월화극 ‘펜트하우스’ 시즌 1을 마친 소회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냈다.
지난 5일 시즌 1의 막을 내린 ‘펜트하우스’는 100층 펜트하우스의 범접불가 ‘퀸’,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욕망의 ‘프리마돈나’, 상류사회 입성을 위해 질주하는 한 여자가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헤라팰리스’란 상류층 주거 공간을 배경으로 집값 1번지, 교욱 1번지에서 부동산, 교육 전쟁을 벌이는 과정들을 속도감있게 그려낸 드라마다. ‘아내의 유혹’, ‘황후의 품격’ 등 히트작들을 쏟아내며 ‘막장 대모’란 수식어를 얻은 김순옥 작가의 첫 시즌 드라마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이 작품은 지난 5일 최종회에서 2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진지희는 극 중 세신사로 자수성가해 헤라팰리스 상류층에 입성한 강마리(신은경 분)의 외동딸 유제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헤라팰리스가 어른들의 욕망이 부딪쳐 분출되는 상징적 공간이었다면, 청아예고는 헤라팰리스 어른들의 욕망을 보고 배운 자녀들이 욕망을 표출하고 경쟁하는 공간이었다. 유제니는 극 중 ‘펜트 키즈’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로, 오윤희(유진 분)의 딸 배로나(김현수 분)와 심수련(이지아 분)의 친딸 민설아(조수민 분)를 누구보다 악랄히 괴롭히면서도 엄마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순수함과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강마리 역을 맡은 신은경과는 코믹한 모녀 케미로 긴장감 넘치는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진지희에게 김순옥 작가 작품은 ‘언니는 살아있다’ 이후 이번 ‘펜트하우스’가 두 번째다. 진지희는 “작가님 대본은 반전에 반전이 다양하게 있고 버리는 캐릭터들이 하나도 없다. 어떻게든 캐릭터 최대 매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해주시는 필력이 있기 때문에 대본을 읽을 때마다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작가님을 존경하고 작가님의 대본을 사랑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순옥 작가의 화려한 작품 세계관 속에서 유제니로서 펼친 노력들도 언급했다. 그는 “김순옥 작가님의 세계관은 굉장히 화려하고 사람으로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이 담겨져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 저는 그 안에서 제니 캐릭터와 최대한 가깝게 진실성 담긴 상황을 보여드리려 그 안에서 노력했다. 오히려 그런 실감나는 저 뿐 아닌 모든 배우들이 그리 연기해주셔서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또 “작가님이 그만큼 캐릭터를 잘 만들어주신 덕에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만 ‘하이킥’ 해리와 제니 두 캐릭터를 비교해보자면 제니는 특히 ‘츤데레’처럼 챙겨주고 후반 가서 로나에게 저질렀던 악행을 반성하는 반성하는 그런 장면들을 마지막 ‘샌드위치’라는 매개체로 감동을 선사했다. 그 덕분에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그 사랑스러움을 살리고자 저 역시 대사를 칠 때도 통통 튀듯이 치는 면들이 어우러져서 완성이 된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자신이 꼽은 ‘펜트하우스’ 속 명장면도 전했다. 진지희는 “헤라팰리스 아이들의 악행이 아닐까 싶다”라며 “그 중에서도 설아를 봉고차에 가둔 부분이 이 아이들이 악동이고 이런 무서운 생각을 지녔다는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장면 같고 임팩트를 선사한 것 같아서 생각이 많이 난다”고 회상했다.
다만 초반에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펜트 키즈들의 악행을 연기하며 부담 역시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펜트하우스 첫 대본 받았을 때 봉고차 신을 보고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감독님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사전 리허설을 많이 했고 리딩도 많이 했는데 감독님께서 좀 더 이 장면이 너무 악랄하지 않고 너희들이 순수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한 행동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그래야 너무 잔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글자로는 잔인한 장면이었지만 저희들이 최대한 잔인하게 보이지 않게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많은 분석을 거쳤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호흡이 중요해서 현장 리허설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배역을 소화하며 느낀 ‘펜트하우스’ 세계 사람들의 공통점도 꼽았다. 진지희는 “사실 모든 사람들이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가고 싶다’, ‘좋은 걸 하고 싶고 돈을 잘 벌고 싶다’ 등등 가지각색의 욕망들을 품고 있지만 각자의 현실에 맞게 어느 정도 절제하고 살지 않나. 반면 펜트하우스 사람들만큼은 그 욕망을 표출한다는 점에서 올바른 삶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여기 사람들은 욕망을 표출하고 그걸 이뤄내는 걸 올바른 방향성이라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제니 또한 욕심이 많은 편이다. 상 받으려 노력하고 질투도 많이 하는데 실력이 안돼서 1등에 못 오르는 것 뿐이다. 그런 욕망을 어떻게든 이루려고 하는 모습들이 이 사람들의 공통점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 역시 욕망까진 아니지만 성공에 대한 열망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성공에 대한 욕망이라기보다는 꿈에 가까운 것 같다. 다다르고 싶은 의지는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원하는 목표가 있으면 제가 어떻게든 다다르려는 성격이기도 하다. 위기도 있고 흔들릴 때도 있지만 어떻게든 버텨내면서 이루려고 노력하는 성격이다. 그것에 대한 의지는 센 것 같다. 특히 연기에서만큼은”이라고 강조했다.
극 중 화려한 헤라팰리스 세트장에 감탄한 기억도 언급했다. 진지희는 “촬영장에 갔는데 세트장이 너무 화려하게 실제 건물처럼 꾸며져 있어서 많이 놀랐다. 진짜 이 곳에서 살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고 배우들끼리도 이야기 한 적 있다. 헤라팰리스 사람들이 착하단 전제 하에서는 그 안에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작품을 통해 개인으로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진지희는 “아역을 넘어서 성인으로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지 저에 대한 의심 걱정을 많이 했다. 흔들릴 때가 많아서 다시 제 자신을 다잡은 적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 통해 너무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사랑을 주셔서 더 제가 다양한 꿈을 꿀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버팀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더 긍정적으로 제 삶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더 열심히 연기를 해야겠다, 많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잇게 공부를 많이 하고 흔들리지 않는 내가 되어야 겠다 스스로 다짐도 많이 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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