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 그 자체 만으로도 삶은 아름답다

정영현 기자 2021. 1. 7. 05: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조심해야 하지만 오히려 친하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농담인양 내뱉는 말이다.

이런 이들에게 힘들어하지 말라고,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대단한 일이며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영화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다소 상투적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뷰]오는 20일 개봉 디즈니·픽사 '소울'
탄생 전, 사후 세상 오가며 삶의 가치 물어
색감과 상상력, 메시지, 음악까지 돋보여
[서울경제] “그렇게 살 거면 왜 태어났어? 뭐하러 살아?”

가까운 사이일수록 조심해야 하지만 오히려 친하다는 이유로 아무렇지 않게 농담인양 내뱉는 말이다. 하지만 듣는 이는 아프다. 드러내지 못하는 고민과 슬픔, 좌절감을 안고 있는 경우라면 영혼 깊숙한 곳을 비수에 찔린 것처럼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내세울 것 없는 삶이라고, 남들 눈에는 아무렇게나 사는 것처럼 보인다고 때로는 타인에게 공격을 받고, 가끔은 참다못해 자신의 영혼을 스스로 긁어 생채기를 내기도 한다.

이런 이들에게 힘들어하지 말라고,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대단한 일이며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영화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인사이드 아웃’ ‘코코’ 등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아 온 디즈니·픽사의 신작 ‘소울(SOUL)’이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간 감정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코코’에서 사후 세상을 기발한 상상력과 비주얼로 그려냈던 피트 닥터 감독은 ‘소울’을 통해 다시 한 번 만든 세상 모든 이를 위한 인생 응원전에 나선다. ‘태어나기 전’과 ‘죽은 후’ 두 세상을 현재 우리 삶과 연결하는 형이상학적 구성으로, 삶의 가치를 강조한다.

주인공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된 ‘조’와 전생에서 살기를 고집하며 지구에서 태어나길 거부하는 영혼 ‘22’다. 이들은 특별한 모험을 함께하며 지구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하고 빛나는 일인지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디즈니 픽사만의 보드랍고 말랑해 보이는 비주얼과 따뜻하고 감성적인 색감, 적절하게 가미된 유머와 감동은 영화의 메시지와 함께 팍팍했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코코’에서처럼 ‘소울’에서도 음악은 영화의 핵심 요소다. 주인공을 흑인 재즈 뮤지션으로 설정해 ‘영혼을 치유하는 음악’으로 불리는 재즈가 주요 장면마다 흘러나온다. 피아노와 색소폰, 트롬본, 드럼, 기타 등 다양한 악기의 멜로디가 영화적 위로에 동참한다. 음악에 빠져드는 그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재즈처럼, 삶 역시 순간의 즐거움에 행복이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배경도 눈길을 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코로나 19로 일상이 가장 크게 뒤틀린 대도시, 뉴욕 안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코로나 이전에는 불편하고 그저 짜증을 유발했던 도로 위 자동차 경적 소리와 번잡한 지하철 객차, 북적이는 인도 위의 사람들, 길거리 음식이 모두 그립게만 느껴진다.

‘살아 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다소 상투적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이 메시지만큼 위로가 되고 절실한 게 있을까. 러닝 타임 107분, 전체 관람가.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