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와플 팔면 음식점, 조각와플은 카페?..K방역에 자영업자 '분통'
경기도의 한 와플 전문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얼마 전 구청으로부터 영업제한조치 안내 문자를 받았다.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A씨 가게는 카페로 분류돼 매장 내 영업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A씨의 가게는 카페가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상태였다. 이에 A씨는 저녁 9시까지는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하다고 항의했지만 담당 공무원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더라도 현장 단속 시 딱 봐서 카페면 영업 금지대상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당황한 A씨가 '도대체 뭘 보고 카페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냐'고 묻자 구청 측은 "현장 방문 시 식사를 주로 하는 공간처럼 보이면 식당이고 커피를 주로 마시는 공간처럼 보이면 카페로 판단하고 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억울했지만 지침이 그렇다는데 더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A씨는 해당 공무원과의 대화 내용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본지 취재 결과 서울 지역 영업금지 단속 기준은 구마다 조금씩 차이가 났다. 메뉴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지자체의 경우 용산구는 통와플이나 샌드위치는 식사류로, 와플을 잘라서 조각으로 팔면 디저트로 분류하는 자체 기준을 세웠다. 서대문구의 경우 와플은 후식, 샌드위치와 토스트, 샐러드는 식사로 규정했다.
매출 비율로 영업형태 기준을 정한 지역도 있었다. 중구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이 음식 메뉴인 경우 일반음식점, 음료 메뉴인 경우에는 카페로 분류했다. 노원구의 경우에는 전체 매출액의 70%가 기준이었다.
메뉴 구성이 기준인 지역도 있다. 송파구와 영등포구의 경우 주된 메뉴 중 80%가 음식이면 일반음식점으로 분류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영업하는 모습과 분위기 등 현장 공무원의 판단에 따라 일반음식점과 카페의 구분이 이뤄지는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각 지역별로 일반음식점과 카페의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구청에 반드시 문의해야 한다고 서로에게 조언하는 실정이다.
현재 서울시는 영업형태를 음식점과 카페로 나누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4일 고시한 방역지침에 따르면 음식점은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과 카페를 제외한 휴게음식점을 가리킨다. 커피나 음료를 식사와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 카페도 음식점으로 분류했다. 카페에는 프렌차이즈형 카페와 제과점, 아이스크림/빙수 전문점이 들어갔다.
하지만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점·일반음식점 중 커피·음료·디저트류를 주로 판매하는 식당은 카페로 분류하도록 했다. '주로 판매하는'이라는 주관적인 판단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회색 지대가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 현장 단속 공무원은 "메뉴나 매출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보라고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 협조를 구하긴 쉽지 않다"면서 "어떻게 영업하는지 직접 보고 메뉴 등을 살펴서 최대한 오해의 소지가 없게 구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치구별로 자의적으로 기준을 세워 해석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단속 공무원도 "단속 기준이 우리도 헷갈리는데 시민들도 당연히 헷갈릴 것"이라면서 "기준이 모호하니 함부로 단속할 수도 없어 민원이 들어오면 일단 현장에 나가 계도 조치만 하지 영업을 중지시키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실제로 과태료 부과 등 단속 조치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같은 논란에 서울시 식품정책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매출의 80% 이상 또는 메뉴 구성의 80% 이상이 음식이냐 커피·음료냐를 기준으로 제시했다"면서 "애매한 경우에는 단속 공무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 영업형태 등을 확인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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